2주 전 아파서 하루, 게으름에 일기 없이 하루를 더 보냈다.
보내고 나니 결혼 후 세 번째 맞이하는 명절과 교회의 특별 새벽 기도회.
이제야 정신이 드는데, 덜컥 3월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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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방학의 맛 아닙니까?!
거창한 계획에 비해 소소한 낭비를 즐겼다.
백수로 보내는 첫 명절은 익숙하지는 않지만, 나름 스무스하게 지나갔다.
결혼까지 다 한 손주, 친척이 이직 준비를 위해 퇴사를 했다는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외할머니 댁을 방문하고, 아내의 친정 가족들과 함께 짧은 겨울 여행을 다녀왔다. 쾌청한 하늘과 바다에 기분이 좋았다.
복작해지는 가족 모임에서는 손주를 아직 보지 못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아쉬움과, 아직은 직접 한 음식으로 온 가족을 먹이고 싶으신 할머니와 가족들의 지치고 아쉬운 마음을 가득 느끼고 왔다.
매년 두 번 진행하는 특별 새벽 기도회는 벌써 25년은 다녔을 터.
그러나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이번 기도회의 주제가 나의 상황에 딱 맞는 '기다림'이었기 때문이었다.
인생은 행동과 기다림의 반복이다.
Action(행위 또는 행동)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먼저 떠오른 것은 과학시간에 들어본 그것, 바로 작용과 반작용이다. Action과 Reaction이 한 짝을 이루는 것이다. 무언가 힘을 가할 때, 언제나 반작용이 따른다.
행동을 하면 거기에 따른 결과가 나타난다는 '원인과 결과'라는 조합과도 왠지 문맥적으로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자면 Action의 반대는 Inaction일수도 있다.
행동함과 행동하지 않음.
혹은 행동했음에도 어떠한 결과도 당장 나타나지 않는 것, 그 Delay, 기다림의 시간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말씀을 통해 들어보니 성경에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인물들이 많았다. 그래도 그중 모세와 다윗이 가장 많은 사람이 아는 대표적인 인물들일 것 같아 잠깐 풀어보려고 한다.
십수 년 전, 거의 20년도 전에 많은 분들이 보았을 '이집트 왕자'영화를 기억하는가?
모세는 우리가 '이집트 왕자' 영화를 통해 본 것처럼 이집트의 공주에게 입양되어 왕자와 같은 환경을 누리며 40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 이후 40년은 동포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부리던 이집트인을 죽인 죄를 피하려 도망친 미디안 광야에서 도망자의 삶을 보냈고,
8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스라엘 사람들과 함께 이집트를 탈출하게 된다.
그 이후에도 이집트를 탈출한 백성들과 함께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 40년을 더 광야에서 보내야 했으니 이 사람, 진짜 수많은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인물이다.
다윗 또한 사울왕의 다음을 잇는 왕으로 '지혜로운 솔로몬왕'의 아버지가 되시겠다.
다윗은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 왕으로 임명받았으나, 실제 왕위에 오르기까지 15년 가량을 선대 왕인 사울왕에게 쫓겨 다녔다. 그 길고 어려운 시간을 다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사명의 자리에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
행동하는대로 결과가 나오는 시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시기가 있다.
이 처럼 4천년 전의 사람에게나, 현 시대를 사는 사람에게나 똑같다.
방학을 맞이한 지 한 달 하고도 조금 더 시간이 지났다.
누군가의 시선으론 무턱대고 한 퇴사,
또 다른 누군가의 시선으로는 시기적절한 퇴사.
겨울은 다 지나가버린 3월. 아직 으슥한 밤공기지만 하늘 맑고 해가 쨍한 날이면 봄이 시작되었음을 느낀다.
이제 이 시리즈는 봄방학이 되어야 하나?
그렇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적절한 시기도 중요하지만 "방향을 잘 잡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활을 겨눌 곳을 잘 보고, 활시위를 잘 당기는 이 시간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