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팀원을 뽑을 때 업무능력만 보고 계신가요?

스타트업이라 다행이야 | 10편

by 마케터호야

2024년 6월.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2월, 5월,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6월.

이제 4인 마케팅팀 중 회사에는 단 한 명만 남았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새해가 밝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당시 팀의 리드였던 T, 마케터이자 디자이너였던 J, 콘텐츠 마케터였던 M. 세 명이 각자의 이유로 회사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음, 저는 남았습니다. 아직 떠날 이유를 찾지 못했기에. 대신 새롭게 주어진 환경에서 마케팅팀의 구조를 다시 한번 정돈하며 팀을 꾸려야 했어요. 그때의 경험과 배운 점을 공유할까 합니다.


그들이 떠나며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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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도 고민이 많던 시점이었어요.

나도 앞으로의 떠나갈 길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세 명이 연달아 떠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어요. 팀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뿐만 아니라 내가 떠날 수 있는 선택지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창업 도전, 신사업 이직, 자신만의 사업. 다들 각자에게 맞는 멋진 이유였어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떠나는 여정. 그게 스타트업 구성원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성이기도 하죠. 각자 자신의 더 큰 이상을 향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까요.


그들이 떠나며 제게 남은 것은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팀의 역할과 목표를 다시 한번 설정하고 구성원을 모아야 하는 실질적인 일과 제 자신의 앞으로 갈 길을 심사숙고해야 하는 정신적 숙제였습니다.


채용 — 스킬 다음으로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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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채용을 해본 적이 없던 건 아니었어요. 최근에 떠난 세 명도 팀 리더, 대표님과 함께 채용한 멤버들이었거든요. 그렇게 안정적으로 2년 정도 마케팅의 구조가 잡혀가고 있었던 터입니다.


이번 채용은 달랐습니다. 팀의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면서,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했거든요. 아니, 해야 했다기보다는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할까요.


저희는 채용 과정이 4개의 스텝으로 나뉘어있었습니다.

서류전형 -> 사전과제 -> 실무자 인터뷰 -> 대표 인터뷰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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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서류와 사전과제는 업무 스킬을 보는 과정이에요. 이 사람이 과거의 경험으로, 그리고 현재 문항으로 실제로 우리와 함께 해나갈 업무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인지 보는 거죠.

이후에는 서류가 아니라 인터뷰에서만 드러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준비된 내용, 솔직한 표현, 적극적인 태도. 이것은 인터뷰에서만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었죠. 무슨 말이냐면, 지식적으로는 뛰어난데 소통 스킬이 부족하거나,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사람은 서류에서 걸러지지 않았었다는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인터뷰에서 처음 알게 됐죠. 심지어 적극적이지 않은 본인의 성향을 인터뷰와 수습기간까지 숨기며 일하는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죠,


이런 채용 프로세스에서 정말 그 사람과 시너지를 내면서 업무 할 수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그저 업무 스킬이 뚜렷하게 높다고 판단되면 채용하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저희는 이를 후회하는 경험을 여러 번 하고 나서야, 조금 더 분명한 기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실수에서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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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경험이 기준을 정돈시켜 주었습니다.


어떤 분은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일했어요. 인정받지 않으면 일을 더 하려고 하지 않거나, 회사에서 주어진 업무 규칙의 경계에서 챙길 것만 챙기고 맡은 일은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또 어떤 분은 너무 열심이었지만,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과 맞지 않았어요. 가볍게 시도하고 빠르게 발전시키는 스타트업 속도에 비해, 신중하게 준비해서 시작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분이었거든요. 틀린 게 아니었죠. 서로 맞지 않은 거였어요.


크게는 이 두 갈래의 경험이 이후 채용 기준을 더 명확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성실함, 소통 스킬, 스타트업 속도에 맞는 태도. 그래요, '태도'입니다.

이게 업무 스킬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배웠어요.


온보딩 — 첫 주에 기대치를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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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라 회사 차원의 온보딩 체계는 없었지만 팀 차원의 온보딩은 만들어 둔 상태였습니다.

수습기간인 3달을 쪼개어 진행했어요. 첫 달은 회사와 팀의 업무 방식, 가치관, 서비스 전반에 대한 이해. 함께 일하게 될 여러 팀 멤버들로부터 직접 교육을 받는 구조였어요. 기술적으로 독특한 분야라 공부도 병행했고요.

그다음에는 명확한 프로젝트가 주어졌습니다.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 그 사람이 보여줘야 하는 것을 정리해서 함께 달려 나가는 거예요.


몇 번의 경험을 거치면서 3개월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첫 주에 서로의 기대치를 명확히 맞추는 것. 이게 없으면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서로가 생각하는 게 달랐다는 걸 알게 돼요. 오해가 쌓인 채로 계약까지 맺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때 말이죠.


팀 문화는 작은 루틴에서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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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팀 체체에서 시도한 게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팀 문화를 의도적으로 만들자고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만,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를 짜고 소통하며 여러 영감이 될 만한 시간을 가져나갔습니다.


매일 오후 4시쯤, 팀원들이 라운지에 나와서 허기진 배를 달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일 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얘기도 하고. 그 시간이 서로 가까워지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됐어요.


분기별로 회식도 했습니다. 나름 특정 지역에서 트렌디하다고 알려진 곳들을 찾아다녔어요. 전시도 한두 번 같이 가면서 영감도 받고, 회사와 각자의 앞으로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런 작은 루틴들이 팀 문화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거창한 팀 빌딩 프로그램이 아니었어요. 작은 접점들이 쌓인 것이었습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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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꾸린다는 건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게 아닙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위해 결을 맞추고, 같은 방식으로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함께 달려 나가는 것.

그게 팀 빌딩이라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스킬은 조금 아쉽더라도, 함께 일하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실함, 소통, 태도. 서로의 기대치를 맞추는 것이죠.

그게 아니라면 이 AI 시대에 우리가 함께 일 할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팀을 꾸리고 있거나, 팀에 새롭게 합류하려는 분이라면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나는 이 팀과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가?"


스타트업이라 다행이야 | 10편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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