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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ya Kang Oct 12. 2023

콘텐츠 마케팅, 그 조심스러운 시작

처음 콘텐츠로 잠재고객에게 다가가겠다고 결정하던 시점, 우리 웹사이트는 콘텐츠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블로그나 게시판과 같은 페이지가 없었다. 그래서 우선은 소셜미디어를 임시 허브 채널로 사용하기로 하고, 네 종류의 콘텐츠의 발행을 시작했다.


1. Weekly Update: 매주 발견되는 신규 질환을 카드 뉴스 형태로, 질환명/주요 증상명/증상위치로 전달한다

2. Rare Disease Series: 희귀질환의 정보를 요약해 아카이브 한다

3. My Odyssey: 자사의 희귀질환 진단 사례를 공유한다

4. Monthly Update: 월간 신규 희귀질환과 논문의 숫자 정보뿐 아니라, 자사의 검사 현황 등을 공유한다


각 콘텐츠 모두 의사와 환자에게 희귀질환 정보를 제공해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목적이 있었다.


시작은 도전적이고 좋았다. Facebook과 Instagram에 업로드하던 모든 콘텐츠는 희귀질환 진단에 전문성 있는 의사와 관심이 있는 환자/환자가족을 대상으로 했으며, 각기 나름의 목적과 가정이 있었다.


하지만 디자이너 제이슨과 내가 1년여 기간 동안 진행해 온 결과, 두 채널에서는 활발한 의사들의 반응이나 공유를 얻기 어려웠으며, 우리의 콘텐츠 활동은 각 소셜미디어 계정의 임팩트있는 성장을 주도하지는 못했다. 심지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회사 콘텐츠를 달마다 모아 전달하는 뉴스레터를 개시했지만, 이것 역시 느긋한 구독자의 성장 외엔 신규 고객의 가입이나 매출 확대에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콘텐츠가 검색엔진의 결과로 잡히지 않는 점은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확인이나 웹사이트 유입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는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두 소셜미디어 채널이 우리와 우리의 고객이 만날 곳은 아니라는 점에 확신을 갖게 해 주었다.



이제는 집으로 들어와야 할 때였다.



그렇다. 이제는 우리 콘텐츠의 중심을 웹사이트로 옮겨야만 했다. 세일즈/마케팅 멤버들은 웹개발팀과 함께 기본적인 technical SEO를 적용한 버전의 웹사이트 제작에 즉시 돌입했다. 또한 콘텐츠 발행과 수정을 용이하게 하고, 글 작성자 별 권한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CMS(Content Management System: 콘텐츠 관리 시스템. 네이버 블로그처럼 작성과 수정 발행 기능 등을 탑재한 웹 툴을 말한다) 역시 탑재하기로 했다.


이 무렵 합류해 해당 CMS의 온보딩을 진행한 멤버가 바로 Kim이다.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는 블로그 및 콘텐츠의 전문가였다. 기존에 Kim이 개인적으로 사용해 익숙한 '마크다운 Markdown'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SEO 설정이 용이한 CMS인 Ghost(Pro)를 우리 웹사이트에 도입시켜 주었다. 


이때부터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콘텐츠로 잘 쌓아 웹사이트에 담아둘 수 있게 되었고, 구글에 우리가 작성한 글과 사진이 함께 검색결과로 노출되기 시작했다. 이후로 2년여간의 시간 동안 웹사이트의 노출 트래픽은 분기마다 2배가량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성장을 보이기도 했다.



주제는 '의료'와 '질환', 독자는 '의사'와 '환자.' 
우리는 단어 하나를 결정하는 데도 조심스러웠다.


처음에는 콘텐츠 시리즈 주제, 어조 등 모든 것에서 조심스러웠다. 아무리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서비스에 진심으로 다가간다고 해도, 의료행위와 관련된 서비스를 다루는 회사가, 아픈 희귀질환 환자들을 진단한다는 회사가, 잘못된 언어 표현으로 오해를 사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이제 와서 기억을 되짚어보면 글 하나가 등록된 기간부터 한 달이 지나는 동안 해당 글을 읽어보는 사람은 많아야 두 자릿수에 그쳤다. 그만큼 우리의 웹 가시성이 낮았던 것인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조심스러워만 했다. 조금 더 과감한 도전을 해나가도 되는 때 괜히 쫄아 있었다고나 할까. 이를 깨달은 이후엔 우린 좀 더 과감한 시도들을 해나갔다. 


작은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더 큰 시도들을 해나가려고 일부러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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