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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ya Kang Oct 22. 2023

성장이 곧 생존인 스타트업을 위한 목표관리방법론 OKR

투자금 넉넉(?)한 바이오 스타트업이 OKR을 도입한 이유

OKR과 KPI는 가장 자주 비교되는 목표 관리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둘의 비교되는 특징에 대해서는 구글에서 검색하면 다양한 곳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으니, 스리슬쩍 넘어가도록 하자.


아주 간단하게만 이야기하면 OKR은 Objective와 Key Results의 합성어로, '가슴 뛰게 하는' 목표와 '측정 가능한' 핵심 결과를 함께 세워 동기부여 되는 목표를 구축하는 목표 관리 기법이다.


우리 회사는 2019년 OKR 시스템을 처음 활용하기 시작했고, 2020년부터 기록에 남기며 적극 도입했다.

나의 합류 이전에 이미 OKR이 도입되었다.



완벽한 구글의 프레임워크에도 '최적화'는 필요하다


아무리 Google, Facebook, Youtube의 성장을 만들어 준 OKR이라고 하더라도, 시스템의 모든 부분을 1:1로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마네킹이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내 몸에 걸친 뒤 마네킹처럼 보이기를 바라는 것 과 같다. 같은 시스템이더라도 분명히 우리의 몸에 맞게 변경할 필요가 있다.


수년간 OKR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운영하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마주했고,  그때마다 다듬어갔다. 아마 사용해 본 분들이 계시다면 일부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점 1. 반복 업무는 OKR로 관리해야 할까?

OKR 도입 초창기에 자주 있었던 문제다. 우선은 모든 업무를 OKR에 적용시켜 직원이 50명이 되지 않던 때 OKR팀은 20여 개에 달했다. 아무래도 급여 산정, 구매 등의 주기적인 반복업무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정확한 일처리가 중요하다. 만약 업무처리 속도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OKR 목표를 그래도 세워보았고 달성했다면 그다음 분기에는 보통 이어갈 필요가 없다. 이런 문제가 각 팀별로 조금씩 있었고, 자연스럽게 반복 업무는 OKR에서 제외하게 되었다.


문제점 2. OKR로 설정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발생한 문제다. 아무래도 관심을 덜 받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인력 수급이나 구성원의 협력을 요청하는데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게 되었다. 만약 "적당히 하고 넘어가야지, 관심받고 싶지 않아"라고 하는 업무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뒤로 빠져 관심받지 않은 채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확실히 업무에 추진력이 떨어지게 된다. 최근에 우리는 이들 모두를 프로젝트화 시켰고, 상위 OKR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다.


문제점 3. 자꾸 '모 아니면 도' 같은 목표가 Objective와 KR로 제안된다

OKR을 도입한 지 수년이 된 상황에도 지속적으로 "ㅇㅇ완료하기", "ㅇㅇ구축", "ㅇㅇ달성"과 같은 목표를 세우게 되더라. 이러한 목표가 목표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OKR에서 추구하는 공격적인 목표와 달성도를 측정 가능한 KR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난다. OKR 프레임워크의 취지를 모든 팀원이 숙지할 수 있도록 반복 전달할 필요가 있다.


문제점 4. 구성원의 평가와 보상 지표가 아니라면 뭘로 평가하지?

OKR은 기본적으로 보상을 위한 지표로 계획되지 않았다. 각 KR이 70% 달성율을 목표로 세워져야 한다는 기본 개념이 어찌 보면 이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OKR 도입 초창기, 우리는 동료 평가를 평가와 보상 지표의 최우선순위에 두었으며, 이후 개인 목표 설정과 이에 대한 달성율 측정 방식을 함께 도입했다. 여전히 Best Practice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각 회사 별로 최적화된 OKR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야 한다


회사의 구성원들은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OKR 프레임워크의 장단점을 파악하며 변화시켜 왔다. 확실히 목표와 측정 가능한 결과를 두었을 때, 우리는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찾아 시도하게 된다.


창업자 구찌는 OKR이 도전적인 목표로 세워졌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기존 방법의 개선'이 아닌 '새로운 방법의 시도'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넉넉한 투자금은 스타트업의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몸부림쳐야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좋아하는 표현이 있다. 스타트업은 튼튼한 배를 만들어 바다에 띄우고 항해하는 게 아니라 판자만 있는 배 위에서 배를 만들며 저어 가는 것이라는 비유다. 물이 새는 곳을 끊임없이 수리하고 때우며 배의 틀을 갖춰가고, 돛을 달고, 엔진을 다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배의 구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스타트업의 성장 모습을 보면 용골에 올라타 물살에 떠다니다, 노를 만들어 젓고, 배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


스타트업의 생존율은 매우 희박하다. 말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살아남기 위해 달성해야 하는 도전적인 목표가 때에 따라 줄줄이 늘어서있다. 이들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도와주는 게 OKR 프레임워크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의지는 약하니까, 생존을 위한 자극이 될 '비인간적인' 목표를 세우게 하고 조금은 덜 달성해도 괜찮을 만큼의 '인간적인' 완충을 두는 프레임워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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