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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자J Aug 11. 2022

20대 청약으로 내 집 마련한 이야기 2

청약 당첨 후 준비해야 할 것들


- 000님, B아파트 00동 00호에 당첨되셨습니다.


입 밖으로 '헐'이란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그간 당첨자 발표일에는 조회 페이지만 하릴없이 들락날락했었다. 문자가 오지 않은 이상 낙첨인 걸 알고는 있었지만, 혹시 누락된 걸까 봐, 청약홈에는 당첨이라고 뜰까 봐 그랬던 건데 그마저도 요즘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근데 당첨이라니. 물론 국평이 해당 지역에서 다 끝나서 조금 작은 평수로 넣긴 했지만, 어쨌든 1순위 추첨제에 당첨이 됐다.


그런데, 막상 되고 나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토록 바라던 청약 당첨이지만 그 이후의 절차는 알아본 적이 없던 것이다. 그래서 당첨 이후 일주일 정도는 은행, 동사무소, 우체국 등 공공기관 투어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당 계약일까지 그 치열했던 준비 과정 기록 및 언젠가 당첨이 되어 이 글을 보게 될 불특정 다수를 위해 청약 당첨 이후의 수순에 대해 남겨보려고 한다.



1. 서류 준비 (1순위 추첨제 기준)


- 신분증

- 주민등록등본 (인터넷 발급 / 무료)

- 주민등록등본 초본 (인터넷 발급 / 무료)

- 가족관계 증명서 (인터넷 발급 / 무료)

- 혼인관계 증명서 (인터넷 발급 / 무료)

- 출입국 사실증명서 (인터넷 발급 / 무료)

- 개인정보수집 이용동의서 (견본 주택에서 안내)


청약홈으로 웬만한 정보는 다 입력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부터 나에 대해 탈탈 털어 알려줘야 한다. 그나마 나는 1순위 추첨제였기에 서류가 적은 편이었는데, 특별공급으로 당첨된 경우는 해당 유형의 적격자임을 증빙하는 서류까지 모두 본인이 제출해야 한다. 이 기간에 제출하는 서류는 다행히 대부분 인터넷 발급이 가능해서 쉽게 구비할 수 있었다.



2. 청약 통장 해지


- 청약 통장 해지 (은행 / 무료)


사실 청약 통장 해지 시기는 제각각이다. 서류 검토 후 부적격 판정을 받을 수 있으니 최대한 늦게 해지하라는 사람도 있으나, 나는 그냥 바로 해지 후 재가입했다. 1순위 추첨제라 부적격될 가능성이 희박하기도 했고, 재당첨 제한 기간 동안 열심히 모아서 바로 다시 청약에 도전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3. 인지세 납부


- 인지세 납부 정부 수입인지 (우체국 발급 / 150,000원)


인지세 납부는 중요한 항목이다. 보통 서류 제출 후 별다른 연락이 없으면 문제없이 계약 진행이 가능한데, 좋다고 그대로 쫄래쫄래 정당계약을 하러 갔다간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인지세 납부를 하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인지세 납부 시기가 분양권 취득 전으로 바뀐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다들 아직까지도 인지세는 여유 있게 납부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는 정당 계약 이전에 인지세를 내지 않으면 엄청난 가산세가 붙는다는 걸 기억하자.


인터넷으로 납부 및 발급이 가능하지만 개인 프린터로 1회만 출력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어 안전하게 우체국에서 진행했다. 잘 모를 땐 잘하시는 분들께 부탁하는 게 최고. 우체국에서 인지세 납부 시 유의할 점은 현금으로만 납부 가능하니 15만 원을 미리 인출해 가야 한다는 점이다.



4. 정당계약


- 계약금 납부

- 계약금 이체확인증

- 인감도장

- 인감증명서 (구청 발급 / 1,600원)


정당계약 시기쯤 계약금 납부 계좌가 열리면 입금 안내 문자가 온다. 보통 이때 발코니 확장비까지 함께 입금하게 되는데 계좌가 다르므로 계약금은 계약금 전용 계좌에, 발코니 확장비는 발코니 확장비 전용 계좌에 입금하면 된다. 계약금 이체 일정은 보통 당첨자 발표 후 한 달 이내로 이뤄지므로 당첨 직후에는 바로 계약금 마련에 들어가야 한다. 이때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청약에 당첨되고도 포기해야 하는 사례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계약금 이체확인증은 준비해 오라고 했으나 막상 확인하진 않았다. 오히려 자체적으로 이체 기록을 관리하고 있어서 역으로 나에게 이체 영수증을 줬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챙겨 오라는 건 다 챙겨가자.


무엇보다 계약 진행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본인의 인감과 인감증명서. 인감증명서는 인터넷 발급이 불가해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구청에 방문해서 진행했다. 이것도 수수료 1,600원만 내면 잘하시는 분이 알아서 척척 진행해 주신다.


정당 계약 시에는 상담 직원들이 체계적으로 계약서 작성부터 중도금 대출 안내, 추후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주니 따로 신경 쓸 건 없다. 다만 나오는 길에 떴다방에 붙잡혀 이름, 동호수, 전화번호를 술술 부는 호구 같은 짓은 하지 말자. 제가 했어요 그 호구짓.



5. 당부의 말


- 계약금은 2주 전 여유 있게 준비하자.


나 역시도 간편 대출 한도 조회 결과 넉넉하게 대출 신청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자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늦게, 계약금 입금 직전에 대출을 실행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MBTI 극 J적인 성향과 큰 일은 허둥대지 말고 지루할 만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아빠의 성향을 물려받아 당첨 확정 후 거의 바로 대출을 실행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실제 신청 가능한 대출 금액과 금리는 간편 조회 결과와 많이 달랐다. 예상컨대 간편 대출 조회에서는 건강보험료 납부 내역만 보고 한도를 산정했으나 실제 대출은 재직 회사 근속연수까지 보기 때문에 나의 이직이 대출 한도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싶다. 대출은 한 회사에서 6개월~1년 이상 근속한 후 받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래도 대출이 불가한 정도는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대출 실행을 하고, 계약금과 발코니 확장비까지 문제없이 납입했다. 만약 닥쳐서 했다면 급한 마음에 금리 비교를 더 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당장 급전을 준비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면 청약 기회를 그대로 날릴 수도 있었을 테니, 다시 생각해도 계약금은 미리 준비해서 손해 볼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 떴다방에 개인정보를 술술 불지 말자.


모델하우스 옆 파라솔에 옹기종기 모여있다가 당당하게 다가와서 "사장님, 부동산이에요~"라고 하는 사람을 조심하자. 너무 당당한 그 태도에 정말 지역 공인중개사가 나서서 전매나 전월세 관리를 도와주려는 건 줄 알고 이름, 동호수, 전화번호를 술술 적고 왔다.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떴다방인데 그것도 모르냐며, 그걸 다 적어주는 바보가 어디 있냐고 하셨다. 여기요. 왜 아무도 나에게 모델하우스 옆 떴다방을 조심하라고 알려주지 않은 걸까? 그래서 내가 알려주려고 한다. 정보를 함부로 팔지 마세요 여러분.


뭐 사용해 봤자 분양권에 P를 잔뜩 붙여 나눠먹거나 부동산 관련된 곳에 뿌리는 것뿐이겠지만 그래도 전혀 유쾌하지는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여기까지는 당첨부터 분양권 취득까지의 이야기고, 이후 중도금 대출과 유상 옵션 선택, 잔금 납부 시점담보 대출로의 전환까지, 청약에 관련된 모든 것을 천천히 다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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