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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배씨 Mar 07. 2016

1. 마케팅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이야기가 있는 마케팅원론 The Marketing

1. 마케팅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마케팅을 해 본 사람치고 "자네는 마케팅을 뭐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아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초보 마케터였던 3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을 넘긴 최근까지도 받는 질문입니다. "마케팅은 말야... 날아가는 표적을 맞추는 거야"라고 말한 어느 화장품 회사의 사장님부터, "마케팅이란 영업이 잘 되게 도와주는 거야"라고 말한 어느 중소기업 영업담당이사님의 말까지, 제가 들어 본 말만 해도 아마 십 수가지는 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들이 자기가 속한 분야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광고를 만드는 제 친구는 "마케팅의 99%는 광고지"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하고, 영업을 하는 친구는 "영업이 마케팅의 꽃이지"라고 말합니다. 디자이너인 친구는 "결국은 디자인이 좋은 제품이 마케팅에서 승리하더라구"라고 하구요.


마케팅에서 무언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마케팅의 정의는 좀 더 포괄적이어야겠습니다. 도대체 마케팅이란 무엇일까요? 이쯤 되면 공식적인 마케팅의 정의를 내리는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즉 AMA의 정의가 나올 타이밍이지만 저는 먼저 다른 이야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 보겠습니다.


펀딩이라는 말 아시죠? 하우징이라는 말도 들어 보셨죠? 영어로 쓴다면 funding과 housing인데, fund가 자금이니까 funding은 자금을 유치하는 것, house가 집이니까 housing은 집을 짓는 것, 집을 거래하는 것, 주택을 공급하는 것 등을 이야기 합니다. 즉 어떤 명사에 ing를 붙이면 '그 명사와 관련된 행위를 하는 것'이라는 뜻을 갖는 새로운 명사가 생겨납니다.


그렇다면 마케팅, 영어로 marketing은 market + ing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market만 제대로 알면 우리는 marketing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market이란 무엇일까요? 뭘 당연한 걸 갖고 거창하게 이야기 하나구요? market은 당연히 시장 아니냐구요?


음......


사실 우리가 말하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한자어의 어원을 통해 본다면 시(市)와 장(場)으로 된 단어인데요, 둘 다 저잣거리 즉 장터를 의미합니다. 즉 어원적으로 시장은 물건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남대문시장 같은 아니면 백화점 같은 물리적 장소(physical place)로서의 시장을 의미한다는 것이죠. 사실은 (마케팅적이 아닌)일반적인 market의 정의도 장터의 의미인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마케팅에서 보는 시장(market)은 그게 아닙니다.


사실 저도 매우 혼란에 빠졌던 대목인데요. 마케팅에서 market은 장소가 아닙니다. 먼저 마케팅의 아버지 Philip Kotler와 브랜딩의 세계적인 석학 Kevin Lane Keller가 공저한 세계적인 마케팅 교재 Marketing Management의 맨 뒤에 나오는 용어집을 보면 market을 다음과 같이 설명 합니다.


'various groups of customers'


'다양한 고객 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마디로 '고객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놀란 분들도 계시고 아닌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헐.. market이 市場아니었구나!!" 그렇습니다. Market은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Market은 사람이었습니다. 고객이라고 했으니 물건을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Roger Kerin 등의 저서를 보면 다음과 같은 말도 나옵니다. 'All markets ultimately are people'


Market을 기본적으로 거래의 장으로 생각했던 분들이라면 궁금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사는 사람이 market이라면 파는 사람은 어디로 간 것인가?' 충분히 궁금해 할 수 있는 질문이죠? 여기서 너무 깊이 나가면 삼천포로 빠질 것 같아 간단히만 말하고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사는 사람은 market이라고 하구요, 파는 사람은 industry라고 칭합니다. 우리말로는 산업이라고 부르죠. 시장과 산업에 대해서는 뒤에 따로 다루도록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Marketing의 정의 계속하겠습니다. Market은 customer의 집단을 의미한다고 했죠. 그렇다면 marketing은 고객과 관련된 무언가를 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고객과 관련된 무언가를 한다는 의미는, 고객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의미일 테고, 그 이야기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한다, 즉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 이제 뭔가 답이 나올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마케팅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들어 주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satisfying customer needs'라고 말합니다. 마케팅의 공식적인 정의를 쓰라고 하면 매우 복잡하지만, 본질적으로 마케팅은 위 세 단어로 정의해도 충분합니다. Philip Kotler의 책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는 'meeting needs profitably'라고도 말했습니다. MBA 학생들이 주로 보는 교재에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Meeting이라는 동사와 satisfying이라는 동사가 뭔가를 만족시킨다는 동일한 의미라고 한다면 후자에 나온 정의는 profitably라는 말이 들어 갔다는 점이 좀 다른 점이겠죠.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marketing은 고객의 needs를 충족시켜주는 활동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세 단어로 되어 있는 위 정의 두 개 중 한 가지를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매우 확실하게 마케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Kotler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meeting needs profitably'를 가장 짧은 마케팅의 정의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케팅이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은 걸까요?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있는 학자들은 위와 같이 간단한 정의를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뭔가 멋있고 학문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마케팅 학자들은 좀 더 완성도 높은 정의를 내리고 싶어 합니다. 마케팅의 학문적인 중심인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은 몇 년에 한 번씩 공식적인 마케팅의 정의를 내립니다. 지구상의 대부분의 사전과 교재는 마케팅의 정의를 내릴 때 위 단체의 것을 인용합니다. 자, 한 번 보시죠!


Marketing is the activity, set of institutions, and processes for creating, communicating, delivering, and exchanging offerings that have value for customers, clients, partners, and society at large.


원어 어순대로 해석을 해 보겠습니다.


Marketing이란? >> activity요, institutions의 집합이요, process이다. --- (1)

무엇을 위한? >> offerings를 create하고 communicate하고 deliver하고 exchange하기 위한 --- (2)

어떤 offerings? >> value를 갖는 offerings --- (3)

누구를 위한 value? >> customers, clients, partners, 크게는 society를 위한 --- (4)


영어 어순대로 풀어 쓰니 좀 더 이해가 잘 되시나요?


자, 이번엔 우리 식으로 한 번 이어서 번역을 마무리 해 보겠습니다.


Marketing은 customers, clients, partners, 크게는 society를 위한 value를 갖는 offerings를 create하고 communicate하고 deliver하고 exchange하기 위한 activity요, institutions의 집합이요, process이다.


읽어 보니 어떠신가요? 한 두 마디로 끝나면 되는 말을 쓸 데 없이 현학적으로 표현했다고 느끼시는 분도 계실테고, 멋진 문장이라고 암기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사실 저는 암기까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식적인 정의이니만큼 숙지해 두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저 정의 안에 들어 있는 offerings, value, create, deliver, exchange 이런 말들 -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용어들입니다 - 에 대해 조금 더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은 더 재미있는 실제 사례와 함께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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