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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크 Jul 28. 2021

나는 어떻게 왜 코딩을 시작했는가

코딩에 대한 나의 생각과 행동을 하게 해 줬던 계기들

나는 14년 차 블로거이다. 정확히는 본업은 따로 있고 부업으로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다. 31살 때 서울 선유도공원에서 햇빛을 쬐면서 쉬고 있다 문득 들었던 생각.


나는 왜 이토록 소비지향적인 인간인가


나도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한참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나중에 부업으로도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면서부터 나는 소위 '수익형 블로거'가 되어갔다.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썼고 돈이 되지 않으면 쓰지 않았다.


14년간 블로그를 했다고 하면 뭔가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 착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최근 몇 년뿐이었다. 그 정도로 블로그에 재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래 하다 보니 블로그로 번 수익이 무시 못할 수준이 되었다. 블로그 덕분에 서울에 작은 아파트도 하나 장만할 수 있었다.(내 집 지분에 상당수는 은행 대출이지만..)


조금 더 열심히 하면 큰돈을 벌 수도 있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변수가 있었다.


나이.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늙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보단 많이 늙었다. 블로그를 하는 것은 이제 습관이 되어 갔지만 내 체력과 정신력, 집중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다. 가족이 생기고 회사에서 직책이 올라갈수록 블로그보단 더 중요한 일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웹 세상은 너무 빨리 바뀌고 새로운 루키(Rookie)들은 놀랍도록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나는 블로그로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뒷방 늙은이가 되어 가고 있었고 나의 블로그는 올드(old)한 매체가 되어갔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 생각이 나를 옥죄어왔다. 그런 생각의 결과가 코딩(coding)이었다.


사실 코딩이란 단어가 어느 순간 갑자기 나에게 온 것은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코딩에 대한, 코딩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었다. 나는 전공자도 아니었고 컴퓨터도 잘 다루지 못하는 데다 배울 시간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몇 년 전 한 블로그 커뮤니티에서 '해커C'라는 분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엄청나신 분이었다. 나는 그때 티스토리 블로그 하나만 붙잡고 일 방문자 1000~2000 나오는 것에 만족하고 살던 때 그분은 웹 전반을 다루었다. 뭔가 쉽게 쉽게 코드를 짜서 사람들에게 주었다. 너무 멋져 보였다.


해커C님도 컴퓨터 전공자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나도 그분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곤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코딩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나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해커C'같은 블로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가슴 한편에 계속 두고 있었다. 그러나 행동하진 않았다.


그러던 중 작년 네이버 카페 '애드센스 스쿨'에서 키마 님이 판매하는 자료를 구입해 봤다. 키마 님은 블로거라면 한 번쯤 사용해봤다는 웨어이즈포스트를 개발하신 분이고 부업 통장 카페 운영자이다.


나는 애드센스스쿨에서 아주 오래 활동했었다. 초기 회원수 몇십 명일 때 가입했었는데 그동안 많은 활동을 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작년 키마 님 판매 자료를 보고 난 뒤 애드센스 스쿨이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중간에 한번 탈퇴했다가 재가입했는데 다시 가입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키마 님의 자료는 자동 포스팅을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클릭 한 번에 포스팅 내용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게 된다고?' 그리고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금 내가 가진 문제를 이게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나이를 먹어도 계속 컴퓨터로 뭔가를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자동 포스팅을 계속 돌리다 보니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딩을 하나도 모르지만 이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만약 이걸 구현하는 명령어를 알기만 한다면 나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용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음속으로 품어왔던 코딩에 대한 열망에 화약이 들이부어지는 듯했다. 마음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의지와 열정만으로 세상 모든 일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기초 자체가 없으니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내 또다시 지긋지긋한 실패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마음속에서는 항상 이 둘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무조건 지금 바로 해봐' vs '하다가 안되면 그 시간은 누가 보상해 줄래?'


그리고 상당히 많은 선택지에서 부정적인 생각이 이기곤 한다. 이번에도 그럴 것만 같았다.


그러던 중 내가 활동하던 작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큰 기대 없이 물어보았다.


"블로그 하는 분들 요즘 코딩 많이 하시던데 뭘 배워야 할까요?"


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질문에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블로거이자 프리랜서 개발자인 '라썸'님은 이렇게 답을 해 주었다.


"HTML, CSS, 파이썬, JAVASCRIPT요. 처음 배우시면 파이썬으로 배우는 게 기초잡기 좋아요"


이 말에 무작정 파이썬을 배우자고 다짐했다. 마음속에서 정말 오랜만에 긍정적인 생각이 부정적인 생각을 누르고 승리를 쟁취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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