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66일
법원에 다녀온 날 많이도 울었다. 그 일주일은 생살이 설컹설컹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도장 하나 찍는 게 뭐가 어렵냐고 제발 좀 이혼해달라고 했었는데, 막상 그 도장 하나가 나를 꾹꾹 누르는 듯했다.
아침에 일어나 주민센터에서 필요한 서류를 떼고 법원으로 향하기 전 커피를 샀다. 차 안에 커피 향이 퍼졌다. 눈물이 펑펑 나는데 마스크로 숨기며 닦지 않았다. 눈물을 들키면 그가 유턴을 할 것 같아서였다. 차 안의 공기가 유독 차가웠다.
예상과 달리 법원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줄이라도 설 까봐 먼저 건물에 들어가서 기다렸는데, 그가 주차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혼자 처리할 수도 있어?” 그가 물어봤다. 혼인신고도 혼자 했는데 이혼도 혼자 하다니, 라는 생각에 잠시 기가 찼다. 결국 설명은 두 사람이 동시에 들어야 해서 접수하고 그를 기다렸다.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조정기일을 받고 처리가 끝나자 그가 허무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게 끝이야?” “응. 그런가 봐.” 그런 말들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무실에 가려고 일찍 나왔는데 도무지 눈물이 안 멈춰서 아파트 입구 앞 벤치에서 30분을 울었다. 그도 침대에서 울었다고 했다. 출근을 못 간다고 전화할지 말지를 한참 고민했다. 알람을 맞춰두고 울었다.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막상 회사 건물 앞 정류장에 내리니 땅에 발이 닿자마자 거짓말처럼 눈물이 멈췄다. 굳이 비유하자면 배그 자기장 같은 그런 느낌.
한 일주일은 슬프고 술도 마시고 취하고 화도 나고 그랬는데 다녀온 지 2주가 되니 또 적응이 되어간다. 우리는 많은 말들을 쏘고, 가끔은 아픈 서로의 모습이 안쓰럽고, 그치만 차근차근 뭔가를 정리해나가고 있다. 여러 사건들이 있었고 웃긴 말들도 있었다. 나에게만 보여주는 저런 한정판 같은 모습에 7년을 함께 했는데 우리는 결혼을 하기엔 너무 모자란 사람들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도 정리할 것들이 많지만, 이겨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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