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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론도 May 09. 2023

기적이라 쓰고, 의지라 부른다.

후회없는 선택을 하고 싶을 때 꼭 알아야 할 것!




나는 요즘 시즌 3을 시작한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를 본다.


이전에 나온 시즌 1,2 도 모두 챙겨 볼 정도로

나는 이 드라마의 애청자이다.


지금 4회까지 방영된 상태에서 '낭만닥터 김사부 3'은

금요일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을 통틀어

시청률 1위를 달성할 정도로 인기 있는 드라마이다.


드라마가 인기가 있고 없고의 척도는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공감을 이끌어내느냐에 달려있는데,

시청률이 보여주듯 이 드라마는

사람들이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서 만든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4회에서 나온 대사 중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어 적어본다.




사람이란,

어떤 끝에 서있어도,

다시 꿈을 꾼다.


어떤 절망 앞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여전히 살아있음을

끝까지 증명하고 싶어 한다.


설령 그게

'희망고문'일지라도.

기꺼이 포기하지 않는다.




인간은 생명의 끈을 놓기 전까지는

살아있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가 늘 존재하는 것 같다.

절망의 끝에서도,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본능적인 이끌림이 아닐까.


나는 무엇을 증명하려

지금 하는 모든 것들을 붙잡고 있는 건지 생각해 보게 된다.

결과를 알 수 없는 희망의 끈을 잡고 가는 것이 맞는 것일지,

남들이 말하는 공식을 따라 안전한 길을 택하는 게 맞는 것일지,  두 가지 생각이 서로 부딪힌다.


이것은 머리가 시키는 대로 따를까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를까의 고민이기도 한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며 내가 흥미를 느끼는 부분은

이 두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서

늘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소신 있는 결정을 하는

'김사부'라는 캐릭터에게 강한 끌림을 느껴서이기도 하다.


삶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까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나답게 사는 사람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한 김사부를 통해

묘한 대리만족과 쾌감까지 느끼게 된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다 보면 요즘 사람들이 갈망하는

'나답게 사는 삶'에 대한 욕구를 잘 파악하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게 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걸 외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신중한 판단을 하겠다는 명목으로

짐작할 수 있는 모든 결과를 상상해 보고,

여기저기 조언도 얻어 가며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그렇게 다른 곳에서 참고할 모든 정보를 얻으면

머릿속으로 치열하게 고민하다 결론을 내린다.


실패 확률이 낮은 안전한 쪽으로 후회 없게,

모두가 옳은 선택이었다 인정해 주는 그런 결론을 말이다.


이 방법이 틀렸다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나의 의견은 과연 얼마나 반영되었을까?


삶을 살아가는 건 나인데,

나에게 묻는 시간보다 다른 무언가에게서 물어가며 얻으려 노력한 답이 과연 나를 위한 답이 맞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아이의 공부보다 부모의 공부가 우선되어야 함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 고민이 더 치열해지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하면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는 더 큰 혼란을 겪게 되니 말이다.


나는 어느덧 초등학교 2학년, 4학년을 키우는 학부모가 되었다.  삶은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아이들이 커갈수록 점점 더 선택의 문제가 어려워짐을 느낀다.


요즘 나는 그래서 '선택의 기준'이라는 주제로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를 위한 선택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선택에서도

최선의 결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의 진로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진로에 있어서 물리치료과를 선택했던 것부터

휴학을 결정하고, 심지어 자퇴까지 한 후,

 2년의 시간 후 다시 복학을 하기까지 그 모든 선택은 내가 했던 결정이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적지 않았지만 당해 낼 수 있었던 건

그 모든 선택이 강요받지 않은 내 마음이 시킨 선택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10대와 20대는 편안하지 않았고, 순탄하지 않았다.

가고 싶던 학교는 포기해야 했고, 학업도 그 뜻을 잃어갔다.

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조차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시간은 흘러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최선의 선택들을 해나가야 했고

오롯이 혼자 모든 걸 감당해야 했다.


방황과 좌절, 실패와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이젠 선택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 단단해진 느낌이다.


무조건 경험해 보자 생각했던 예전과는 달리

나를 위한 방법을 신중하게 고르게 되는 여유도 생긴 지금이다. 내가 해나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의미와 이유들을 충분히 생각하며, 당장의 결과가 없더라도 행복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과정의 끝에는 내가 완성하고자 하는 그림이 있기에

모든 것에 가치를 느껴가는 중이기도 하다.


난 늘 결과를 중요시해 왔던 것 같다.

무언가 열심히 노력했어도 특별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시간들이 아쉽고 후회되는 시간들로 남았다.


결과에 집중하다 보니 내 노력과 그 과정에서의 깨달음은

어느새 잊혔다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노력한 나에게 나는 늘 칭찬에 인색한 주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가 목표로 한 큰 그림이 있고, 그것이 당장 이루어지지 않더라 모든 과정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욕심부리는 것이 아니라면,

나 스스로에게 충분히 기회와 시간을 주는 것이

'나에 대한 확신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고 속도가 있다.


누군가는 빠르게 밀어붙여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속도가 맞는다면, 누군가는 천천히 그 과정을 충분히 소화시키고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한 속도가 맞다.


어떠한 방법이 맞는지는 남에게 물어볼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날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지난 방황과 좌절, 실패의 경험을 가만히 떠올리다 보면 그 안에 답이 있다.


나는 어떠한 방법과 속도가 맞는 사람이었는지,

왜 좌절했고 실패했었는지 말이다.


누군가가 아무리 맞는 답이라고 알려줘도

내가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것은 나에게는 맞는 답이 아닌 것이다.



낭만닥터 김사부3 4회 방영본



낭만닥터 김사부 3의 4회에서 스키점프를 하는

국가대표 부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연습 중 신경을 크게 다쳐 이대로 회복하지 못하면,

스키 점프 선수로서의 생명이 끝날지도 모르는 위기에 놓인 아들을 바라보며 아버지는 지난날을 돌아본다.


국가대표였던 아버지는 금메달을 딴 후 기세등등해서,

승리의 달콤함을 즐기다가 덜컥 아이가 생겨버렸다.

그때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안 해본 일이 없이 아이를 위해 돈을 벌었으며, 그렇게 선수로서의 실력은 곤두박질쳤다고 한다.


그러다 아들에게 스키를 가르쳤는데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서인지 아들 또한 국가대표가 되었고 금메달까지 따게 되었다.


금메달을 딴 후 해냈다는 자만심이

자신의 삶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자책해 왔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더 혹독하게 하고,

칭찬에 인색했다고 후회하며 고백한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아들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아들이 회복할 수 있을지를 묻는 아버지의 질문에

김사부는 이렇게 말한다.



낭만닥터 김사부3 4회 방영본




원래.. 이 신경이라는 게

한 번 다치면 회복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뭐, 의학적으로는 그래요.

근데, 그 의학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경우를

종종 보기도 합니다.


뭐, 사람들은 그걸

'기적'이라고 해요.


근데, 저는 그걸

사람의 '의지'라고 말합니다.


아버님, 포기하지 마세요.


결국 사람의 의지가

기적을 만들어 냅디다.





맞다. 모든 것은 의지가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맞는 속도와 방법은 결국,

내 의지를 확고하게 해 줄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실패와 좌절, 분노와 슬픔 등의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감정과 상황들은, 아무리 부모라도 다 막아줄 수는 없다.


다만, 이 모든 것을 감당하고 이겨나가려면 본인의 의지가 필요하고, 그 의지를 굳건히 만들어줄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다.


그 의지는 아무리 부모라도 대신 만들어줄 수 없기에

모든 선택에는 적어도 아이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길을 견뎌내며 걸어 나갈 이유 또한, 아이 안에 있어야 한다.


학교를 자퇴를 하든, 힘든 엘리트 코스를 밟든,

그 안에는 부모의 이유와 의지 말고, 아이의 의지가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의지를 옆에서 도울뿐이다. 





우리 몸에서 회복되기 어려운 손상을 겪더라도

치유되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은,


훌륭한 의사도, 과학 기술도 아닌 환자의 의지인 것처럼,

인생에서 힘든 순간들을 마주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도

우리의 의지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존재에 대해 증명해나가고자 하는 본능과

나답게 살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 의지가 있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것이 희망을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희망을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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