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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론도 Apr 30. 2023

당신이 이젠 편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외로움이 길어지지 않기를 ..




후회와 그리움은 비슷하면서도

색깔이 묘하게 다른 느낌이다.


내 안에는 후회가 많을까 그리움이 많을까?

무언가를, 그 언젠가를 나는 후회로 남겨두었는지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날이다.


후회의 감정은 아프다.

기억할수록 괴롭고 그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사람들은 마치 없었던 일처럼 잊고 살아내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그게 꿈이었는지 진짜였는지 어느새 나 자신마저 속을 정도로 그 기억으로 가는 생각의 길을 막아버린다. 차라리 없었던 일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염원일지도 모르겠다.


기억과 함께  따라오는 괴로움의 정도가 크면 클수록

사람들은 괴로움을 피해 때론 기억을 버리는 쪽을 선택하기도 한다.


'불편한 편의점'을 읽으며 내내 궁금했다.

무슨 괴로운 기억이 독고를 아무런 기억도 없는 노숙자로 만들었을까 하고 말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그에게 더 몰입했던 것 같다.


나는 가끔 내 기억이 꿈이었는지 진짜였는지 헷갈릴 정도로 흐릿해질 때가 있다. 전에는 내 기억력이 안 좋아서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나는 무엇이 잊고 싶어 기억하지 않으려 했던 걸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움은 아련하다.

누군가가 보고 싶고, 그 언젠 가로  돌아가고 싶은

애타는 마음이다. 더 이상은 누릴 수 없는 과거형이지만 그만큼 좋았던 기억이라 따뜻함이 있다.


보고 싶은 사람, 또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그래도

행복한 기억 하나쯤은 품고 사는 행복한 사람이다.




후회가 많은 삶은 돌이켜 사과할 일이 참 많다.

옳다고 생각해서 한 일들이 시간이 지나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오히려 그 당당함이 나를 찌르는 칼이 되어 돌아오는 게 후회가 아닌가 싶다.


그 마음이 버거워 모든 것을 멀리한 채

살아가는 삶은 외롭다.


잊고 싶은 시간만큼 그때의 나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잊고 싶은 기억과 함께 잃어버린 나를 찾자

마음먹었던 때가 있었다.  


솔직해지는 건 때론 엄청 큰 용기가 필요하다.

못난 나를 다시 마주하고 서툴고 부족했던 나를 인정해야 하며,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누군가에게 미안하면서도 죄스러운 마음을 다시 꺼내어 고백한다는 건 불편하면서도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간들을 가져야겠다 다짐했던 건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그 모든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서였다.


돌이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는, 

그때의 나를 이해할 수 없어

아직까지  용서하지 못하고 외면하는

원망의 마음도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래서 잊고 싶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 시간들을

꿈처럼 여기며 그저 외면하며 살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있던 일은 야속하게도 잊히지 않는다.

수시로 떠올라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나와의 관계를 점점 더 멀어지게 할 뿐이다.


 더 늦기 전에 나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면

그때의 나와 마주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솔직해져야 하고

그 후에 일어날 모든 일들을 감당할 단단한 마음도 필요하다. 후회하는 그 순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이것뿐이다.


후회와 그리움은 종이 한 장 차이라서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고 그곳에 영영 남겨두면 후회,

용서하고 좀 편해진 마음으로 그때의 나를 돌아보면 그리움이 되는 게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당신은 그때를 후회하는가? 아니면 그리워하는가?


후회가 있는 삶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후회하는 순간들에는 용서하지 못한 어떠한 나를 두고 왔는지 말이다.


시간이 흘러 나의 부족함을 깨닫게 된 지금이라면

이젠 조금은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 서툴렀던 나를 용서해 주는 건 어떨까?


과거에 묶여 있는 나를 손잡아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상으로 데려올 사람은 나뿐이다.


나마저 나를 용서하지 않으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삶인가.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뻔뻔하게 잊어버리라 말하고 싶지만

나도 그러지 못했기에,

마음에 걸리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당히 마주해 그 감정을 털어버릴

용기를 내보라고 말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되진 않지만,

우리에겐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기 때문에 뒤돌아보기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응원받고 위로받아도 모자랄 만큼

생각할 것도, 해야할 것도 너무 많아

금방 지치는 요즘이 아닌가.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후회로 남는 일이 있다면

이젠 그것으로부터 조금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당신이 어딘가에 두고 온 지난 날의 나를  

외롭게 혼자 두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백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거나

사과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용기 내보자.


그 상대가 바로 나 자신일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너무 잊고 지내 기억할 그리움조차 남아있지 않다면 나에게 소중했던, 그리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더 많이 떠올리며 살아가길 바란다.


렇게 후회보다는 그리움이 많은 삶으로

당신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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