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쉼이란?
어제 하루 종일 나무를 그렸다.
선을 더할수록
잎은 한층 더 풍성해지고,
기둥은 굵어지며
든든한 안정감을 갖추어 갔다.
그림 위에 어울리는 색과 문장을 얹으며,
문득 '쉼'에 대해 생각했다.
진정한 쉼,
진짜 편안한 쉼이란 무엇일까.
에너지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온전히 쉬지 못하는 것 같다.
어딘가로 흘러갈 힘이 남아 있으면,
마음이 계속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충분히 쏟아낸 뒤에야,
비로소 쉼이 편안해지는 게 아닐까.
그러니 중요한 건
'에너지를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무엇을 향해 마음을 다 쏟아낼 수 있을까.
나는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진정한 쉼이란
만족감에서 오는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애쓰고 난 뒤에는,
더는 애쓰지 않아도 되기에.
그제야 비로소 마음도
머무를 자리를 찾게 되지 않을까?
길을 걷다가 하도 아파서
나무를 껴안고 잠시 기도하니
든든하고 편하고 좋았어요.
괜찮아
곧 괜찮아질 거야
나뭇잎들도 일제히 웃으며
나를 위로해 주었어요
힘내라 힘내라
바람 속에 다 같이
노래해 주니
나도 나무가 되었어요
- 나무에게 받은 위로, 이해인 수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