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타인

그때의 나

by 마론도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또 다른 타인이다.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마음을 품었던 누군가.


그때의 선택과 감정은

그 시절의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세계 안에서 나온 것이지,

지금의 나를 묶어두기 위한 흔적이 아니다.


그러니 이제는

그만 붙들고 보내줘도 된다.


떠나보내지 못한 마음은

어느 순간 집착이 되고,


그 집착은

새로운 관계와 가능성 앞에서

문을 닫아버린다.


사람은 결국

놓아야 움직일 수 있다.


잊으려는 일이 아니라,

그 기억의 무게를 내려놓는 일이다.


내 안에 머물던

수많은 옛 마음과 표정,

그리고 그때의 나를

억지로 밀어내려 하지 말고,

그저 조용히 축복하며 보내자.


그래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내가, 또 다른 인연이

들어올 자리도 생기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