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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론도 Jul 04. 2023

나는 가끔 지칠 때 발라드를 듣는다.

내가 듣는 노래에 숨겨진 비밀


일상의 스케줄이 빡빡해지고 숨 쉴 틈도 줄어들어 마음의 여백이 없어지는 그럴 때, 꽉 조여든 갈비뼈 사이사이의 긴장된 근육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편하게 숨 쉬고 싶다는 욕구가 간절해진다.


쉴 틈 없는 일상에 나는 지친 건지 우울한 건지도 모르게 기분이 다운되고 마음이 어지러워질 때면 신나는 노래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지는 게 아닌 조용한 발라드가 듣고 싶어 진다.


고생했다고, 조금은 쉬어가라고 다독여주는 듯한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신나게 기분 전환을 한 기분과 같은 마음의 평온함이 찾아온다.


내가 몸과 마음이 쉬고 싶을 때 듣는 노래들이 있다. 박효신 님의 '야생화'라든가, 디아 님의 '어른'이라는 노래이다. 박효신 님의 '야생화'는 부를 때마다 울컥하는 가수 님의 감정이 전달되어서인지 내 안의 같은 감정이 공명하여 울컥하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라이브 영상을 볼 때마다 함께 울게 된다.


내가 쓴 글에도 읽을 때마다 나를 울컥하는 글들이 있는 것처럼 가수들에게도 부를 때마다 감정을 울컥하게 하는 노래들이 있는 것 같다. 아직은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라기보다는 내 마음과 무의식에 저장된 감정이 그렇게 잊은 듯 지내다 한 번씩 건드려지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 느껴진다.


그렇게 같은 감정이 건드려져 한바탕 울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정이 개운해진다. 나를 토닥여주는 어떠한 위로보다 더 강력한 치유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게 음악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근에 많이 듣는 노래는 디아 님의 '어른'이라는 노래이다.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노래인데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드라마에서 꿈틀대던 나의 감정선들이 고스란히 재현되는 느낌이다.


고단한 하루 끝에 떨구는 눈물
난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아플 만큼 아팠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한참 남은 건가 봐
이 넓은 세상에 혼자인 것처럼
아무도 내 맘을 보려 하지 않고
아무도..

눈을 감아 보면 내게 보이는 내 모습
지치지 말고, 잠시 멈추라고

깰 것 같지 않던 짙은 나의 어둠은
나를 버리면 모두 깰 거라고

웃는 사람들 틈에 이방인처럼
혼자만 모든 걸 잃은 표정
정신없이 한참을 뛰었던 걸까

이제는 너무 멀어진 꿈들
이 오랜 슬픔이 그치기는 할까
언젠가 한 번쯤 따스한 햇살이 내릴까

나는 내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나는 내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어떤 날 어떤 시간 어떤 곳에서
나의 작은 세상은 웃어줄까

- 손디아 님의 '어른' 노래가사 -


모든 감정은 잊힌듯하지만 모두 내 안에 존재한다.

아마 무언가가 나의 감정을 마구 흔들어댄다면 그건 아마 내 안에 존재하고 있던,  충분히 알아주지 않았던 감정이 그제야 고개를 드는 순간일 것이다.


요즘 이 노래를 계속 듣게 되는 건 아마도 그 시절의 내 감정들을 충분히 알아주고 토닥여주지 않아서인 듯하다. 그렇게 일상에서 나와 주파수가 맞는 노래들을 만나게 되면 몇 번이고 나는 듣고 싶은 만큼 반복해서 듣는 편이다. 그렇게 한동안 알아주지 않은 내 안의 감정들을 다독여주면 어느샌가 마음이 회복되어 더 단단해짐을 느낀다.


나는 한동안 이 노래를 들으며 내 안에 외로웠을 그 감정을 충분히 안아주어야 할 것 같다.


당신은 요즘 무슨 노래를 듣고 있는지 궁금하다. 당신의 마음속 어떤 감정이 그 노래와 주파수가 맞았는지 당신이 안아주어야 할 숨겨둔 감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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