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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론도 Sep 26. 2023

엄마도 나와 다르지 않았다

그때 한 번이라도 안아줄껄..


독서 모임에서 선물 받은 '설이'라는 소설책을 읽다가 앞부분에 나온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언제나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것,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야 몸도 마음도 튼튼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힘든 줄도 모르고 아픈 것도 이겨내거든.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란다. 알겠지? " 


나는 그걸 못해 오랫동안 자주 아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단순한 진리인데 정작 그게 이유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오래되지 않은 것 같다.


내 지난날들은 늘 나보다는 주변 상황을 먼저 생각해서 내린 결정과 행동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늘 무시된 내 마음이 참다 참다 폭발하면 늘 나는 어딘가가 아팠던 것 같다.


우리 엄마도 참 자주 아팠다. 아파서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할 때면 어린 내 방에 찾아 들어 숨죽여 울었던 것 같다. 엄마도 나와 다르지 않았던 어른이었다. 단지 나에게는 원망할 부모가 있었지만 엄마는 부모도 없었다.


그 외롭고 서러운 마음을 내가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는 아이였다면 한 번이라도 우는 엄마를 안아주었을 텐데 한 번도 그러지 못했던 그때가 오늘은 조금 미안해진다.



내가.. 우리 엄마의 마음속에 있는 어린아이를 키워줄 수 있을까?


언젠가 그럴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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