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추워진 날씨에 부질없이 떨다가도 볕이 내린 자리에 앉아 불을 붙이면 그 따스함이 여전하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구름이 드리워도 햇볕은 항상 저만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햇볕은 잘못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싶다. 할 수 없는 것들에 괘념치 않고 싶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구름이 드리워도 내가 할 일을 하고 싶다. 햇볕이 되고 싶다. 온기가 되고 싶다. 이런 바람들이 아직은 허황하다.
바다가 물로 가득한 것과 더불어, 햇볕 또한 모든 면을 비추며 환한 낮에도 별을 이룬다. 내리쬐는 빛이 비로소 바다의 색을 드러낸다.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와, 햇볕과 바다처럼, 서로가 서로를 통해 빛을 내며 색을 찾을 수 있길.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란다. 나름 오래 참아왔다 생각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모양이다. 언제까지고 참아낼 것이라는 다짐을 갑작스레 한다. 사람은 알아주지 않을 거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오늘도 참아내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