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이제야 여유를 가지고 여름 풍경을 하나 둘 떠올려 봅니다. 사는 곳이 바닷가인데 올해는 아예 해수욕장 근처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밖에 서있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데 해수욕장에 가 있을 용기가 차마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다용도실에 잠자고 있던 초대형 풀을 꺼냈습니다. 물 받는데만도 꼬박 반나절 넘게 걸리는 풀이라 고민했지만 그래도 물놀이해야하는 스물 넘은 어른이와 중학생 두 따님을 위해서 굳이 꺼냈습니다. 노래 하나 틀어 두고 글 시작해볼까 합니다.
예전에 물이 찰까봐 하루 전에 물 받아두고 다음날 물놀이하게 했는데 이제는 다 크다 못해 거대해진 아들, 따님들 덕에 그런 거 없이 바로 입수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업로드하다 보니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파트에서 살다 마당있는 단독주택을 지어 이사온지 이제 13년째인데 그 사이에 큰 아이는 성인이 되어 대학생이 되었고 꼬꼬마 둘째는 중학생, 등에 업혀있던 막내도 중학생이 되었네요. 그래서 글 제목을 '사이즈 업 (Size Up)'으로 적었습니다. 나머지는 다 그대로인데 아이들만 쑥 자랐네요.
주택에 사는 일은 정말 고난의 연속입니다. 비 오면 비오는 대로 비설거지(비 올걸 대비해서 이것 저것 미리 단속하는 일)를 해야하고 태풍 온다고 하며 마당의 감나무며 살구나무며 단속해야하고. 가을 되어서 낙엽 쌓이면 주변의 집들로 날아들지 않도록 잘 쓸어 주어야 하고. 일년에 두번 장마 전, 눈 오기 전 테라스 오일스테인 작업해야하고. 일년 내내 잔디 깎아주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되는 부분을 보수해줘야하고.
주택에 사는 일은 두 가지중 하나입니다. 아예 살지 말던가 아니면 힘이 남아도는 젊을 때 살거나 중에서 선택해야합니다. 나이들어서 전원주택 살겠다는 생각은 접으시길 추천드립니다. 그건 생각으로나 가능한거지 나이들면 몸에 힘도 없는데 그걸 챙기고 살기가 정말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냥 널부러놓고 살면 이렇게까지 안해도 되겠지만 성격상 정리정돈하고 살아야해서 주택 사는 10년 넘는 세월이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이 늘어 사실 이젠 조금 체력에 부치기도 합니다.
그래도 주택살이의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여유와 자유입니다.
특히 세 아이를 키우면서는 주택에 살 수 밖에 없더라구요. 노래를 늘 들어야하는 가족들. 신나게 뛰는 아이들을 키우려니 도저히 아파트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과감하게 선택해서 나왔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든 어려움과 고난을 뒤로 할만한 온통 추억 가득한 곳이 되었습니다. 이제 다들 커서 학교 다니고 공부하느라 집에 머무르는 건 어른들 뿐이지만 그 한적한 집이 어른들에게 주는 여유도 있습니다. 때론 좀 적막하기도 하지만 그것마저도 선물이라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대학생 큰 아이의 싱글 앨범이자 데뷔 앨범이 나왔습니다. 글의 처음에서 틀었던 노래입니다. 물놀이 하던 날도 아직 발매되지 않은 오빠의 노래를 가득 틀어두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살짝 홍보도 같이 해봅니다. (*글쓴 시점상 발매전인데 이제는 모두 발매가 되었습니다.)
각각의 곡이 연작시리즈로 줄줄이 더 발매가 됩니다. 오늘은 먼저 나온 2곡을 소개해봅니다. 함께 들으며 마당있는 주택에서 자란 큰 아들의 노래를 통해서 시골살이와 주택살이의 정서도 가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내내 이야기할 어릴적 추억이 가득해 부모에게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철든 큰 아이의 말이 언제고 감동입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조금씩 멀어져가는 여름을 추억해봅니다.
<2024년 8월 28일>
*이 글은 네이버블로그 마리샘에 동시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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