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우리들의 배움을 위해
언제고 어린이들과 배움을 실천하게 되면 그 끝엔 익명성을 보장한 수업 설문을 해오고 있습니다. 학급 담임일 때는 생활 지도 부분에 대한 내용과 각 가정으로 보내는 학부모 설문도 진행하는데 올해는 교과전담으로 영어와 과학, 그리고 업무적으로 가장 큰 행사였던 생활(생존)수영과 운동회에 대한 설문만 진행했고 결과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폼을 이용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할까 하다가 올해는 종이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 설문이 익명성이 더 보장되어 더 내용이 풍성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는데 매번 아무 내용이 없는 결과지가 대부분이라 올해는 교담 첫해기도 해서 종이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재밌는 내용들도 많은데 개인적은 내용을 제외하고 몇 가지를 정리해봅니다.
과학은 실험이라는 고정관념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런 부분이 많긴 하지만 과학은 탐구의 과목이죠. 그래서 수업 오리엔테이션이나 수업중에도 꾸준하게 탐구의 절차와 방법에 대한 안내를 꾸준히 했더니 그래도 학기 중간을 넘어서부터는 확실히 그런 부분들이 수업중에 나타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꼼꼼쟁이(꼽꼽쟁이 아님 주의!) 마리샘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선생님이라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그.... 어느 순간도 허투루 넘기지 않음을 이제는 어린이들이 알지요. 띄어쓰기부터 문장부호까지도 챙기는 그런 피곤한 샘인줄 저도 알구요.
3학년 설문인데, 5~6학년은 영어 전체 시수를 마리샘이랑 수업하는데 3~4학년은 시수의 절반은 담임샘과 수업이라 아쉬운가 봅니다. 그렇지만 3~4학년까지 전체 시수를 수업하면 선생님은 아마 아파서 누울지도 몰라. 지금도 담임샘만큼 시수가 많아. 그치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지? 괜찮아. 너희가 재밌으면 되었어.
전체적인 부분을 정리하고 보니 키워드가 좀 정리가 되네요. 좋았던 점은 이렇네요.
아쉬웠던 점은 또 이렇습니.
그런데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결국엔 같은 이야기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내용이 많아 안도의 마음과 또 2학기에 반영해나가야할 부분들을 잘 정리해 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을 적은 것도 있는데 그건 또 어린이들이 익명성을 타파하고 부탁할 일이 있어서 쓴 거라 정말 재밌는 내용이지만 공개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선생님들께 하고싶은 말은 이런 내용이 많네요. 나눠주고 적어오라 한거고 한꺼번에 제출한 거라 익명성이 보장 되어 있는데도 저렇게 적어온 건 절반은 확실히 넘은 진심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사실 모두의 글씨체를 알고 있어서 누가 쓴 건지를 다 알고 있습니다. 글씨체에도 민감한 마리샘이니까요. 내용은 정말 어느 내용이든 수용적이지만 말도 글도 향기가 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주문한 내용인데 저렇게 써주었네요.
그걸 알고 쓴 걸 수도 있지만 마리샘에게 따라 붙는 키워드가 '친절, 자세하게, 재밌게'라니 뿌듯합니다. 애쓰며 달려온 긴 교육경력이 주는 여유의 다른 말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열정에 가득차 가열차게 끌고 가던 신규 교사 시절을 지나 매일 한계를 느끼며 자아비판과 우울에 허덕이던 시절도 무사히 잘 보내고 이제는 조금씩 익어가는 안정감 있는 경력 긴 교사가 되어 어린이들과 함께 속도를 맞추며 걸을 수 있어 얼마나 매일 안도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교사의 시간은 좀 다르게 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오전을 지나 정오 즈음이네요. 뜨거운 여름 햇살 먹고 더 건강해지고 더 공부 많이 해와서 2학기도 또 부지런히 달려볼 참입니다. 배워서 남주냐던 어머니의 말씀이 예언이었는지 여전히 배워서 남주는 이 자리가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2025년 7월 14일>
*이 글은 네이버블로그 마리샘에 동시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marriesam/223933005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