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해인사 그리고 팔만대장경

신나는 여름 여행 #3

by 마리샘
SE-3ef01772-c538-49d1-a0d9-dd07ef6193ce.jpg?type=w1 팔만대장경 목판. 실물로 보게 되니 알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박경리 문학관을 뒤로하고 통영 숙소에서 편히 쉬고 다음 날은 꽤 먼 거리를 달렸습니다. 바로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를 목적지로 정했기 때문입니다. 해인사가 팔만대장경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찰 자체가 참 멋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터라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 여행은 테마가 불분명하지만 하루에 한 곳 정도 들르고 또 저녁엔 푹 쉬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평온한 여행이었습니다.


해인사를 찾아 올라가는 길은 생각보다 참 길고 더 멀었습니다. 방문하려는 곳이 이렇게 먼 곳에 있구나 싶다가 우리 살고 있는 곳이 참 멀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겹쳐졌습니다.

SE-9e531c02-9884-4d00-b947-68493d793b16.jpg?type=w1 팔만대장경을 만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고 가파른 계단들을 이기고 올라가야 합니다.

그렇게 산속 도로를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고 또 들어가다 보니 해인사 주차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해인사는 입구부터 참 고목들로 웅장하게 사람을 맞이해주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좀 찍긴 했는데 인물이 모두 들어 있어 배제해 봅니다. 인물 없는 사진을 고르다 보니 몇 장 남질 않았습니다.

DSC_0776.JPG?type=w1 저 빨간 띠를 넘어 살펴볼 수 없었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가능했다고 하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건물입니다. 아쉽게도 직접 아주 가까이에서 대장경을 살필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그러려고 가져간 건 아니지만 DSLR로 줌을 쭉 당겨서 처음 보셨던 모습의 대장경을 렌즈를 통해 크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DSC_0773.JPG?type=w1 너무 멀어 조금만 더!
DSC_0774.JPG?type=w1 조금만 더!!
SE-3ef01772-c538-49d1-a0d9-dd07ef6193ce.jpg?type=w1 이 정도면 잘 보입니다. 이게 팔만대장경 목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건물 가운데 있는 통로를 지날 때는 맨눈으로도 이 정도까지는 살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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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늘 학교에서 교과서로만 배우던 문화재를 실물로 만나는 느낌은 마치 조금은 연예인을 보는 듯한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배움을 실천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뭐랄까 앞으로 팔만대장경을 언급할 때는 조금 더 자신 있고 당당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용기 비슷한 것도 생겨났습니다.


학생 때 친구들하고 노느라 수학여행 때 문화재를 대충대충 보고 지나쳤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방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나를 실감하게 됩니다. 많은 부분 풍족스럽거나 여유로운 삶은 아니지만 나름 선조들로부터 내려온 이 나라에 고마운 마음과 존경하는 마음이 늘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고 뿌듯한 순간들도 분명 있구요.


막내는 이곳 방문을 시큰둥해했지만 또 언제고 어디선가 팔만대장경 이야기가 나오면 분명 눈으로 직접 보고 들은 것들을 말할 기회가 올 거라고 확신해 봅니다.


그리고 급한 마음으로 들렀던 해인사를 팔만대장경을 둘러보고 난 여유로운 느낌으로 다시 둘러보니 한여름의 가야산 자락이 주는 그 싱그러움이 대단했습니다. 해인사로 올라오기 전에는 외부 온도가 35도 정도였는데 해인사로 올라오니 30도 정도가 되었습니다. 거의 5도 차이가 나다 보니 햇살은 따갑지만 확실히 타고 도는 공기는 상쾌했습니다. 30도의 공기가 뭐가 상쾌하냐고 하시겠지만 35도의 무더위를 달리다 30도의 해인사에 도착하고, 눈앞에 펼쳐진 푸르른 신록들은 30도의 기온이 마치 26도 어디쯤 같은 청량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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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f2a8ee22-ab61-11f0-8ad8-5bff9deee660.jpg?type=w1 같은 장소입니다. 불과 보름 정도의 차이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먼 거리를 또 갈 일이 다시 생겼을까요? 사는 일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참 신기한 일은 반백이 되어가는 시간이 되어서야 들른 이곳 해인사를 한 달도 채 안 되어 큰 아이와 함께 다시 들를 기회가 생겼다는 사실입니다. 확실히 큰 아이와 걷는 해인사는 뭔가 두 딸들과 걸을 때와는 또 다른 안정감과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해인사를 천천히 살피면서 내려오다 둘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가을에 가족들 다 같이 다시 와요!


너무 예쁘고 좋은 곳이라 가족들 모두와 이 풍경을 나누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언제고 가을에 다 같이 한번 오자.


서로 빈말은 원래 잘 안 하는 편이라 이 대답을 하고 나면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늘 잊지 않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어서 빨리 오길 바라봅니다.


<2025년 10월 17일>


*이 글은 네이버블로그 마리샘에 동시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marriesam/22404496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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