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아이는 치료로만 성장하지 않는다
올해 꼭 해보고 싶은 사업이 있었습니다. 토요일에 발달장애아이를 가진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모여서 운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서 여러 시도와 고민을 해봤지만 아빠와 아이가 다른 가족과 함께 모여서 운동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효과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위와 같이 생각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 번째로 토요일에 일주일 간 양육으로 지친 엄마에게 휴식을 줄 수 있습니다. 휴식을 얻은 엄마는 아이와 아빠에게 친절하게 대함으로서 가족 간의 관계성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발달장애아이를 가진 가정은 서로에게 기운이 되어주고 의지가 되기보다는 주변환경의 자극으로 인해 마음과 몸이 지치면서 서로를 원망하는 경우가 더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토요일에 아빠가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면 아이는 아빠에 대해 좀 더 가깝게 여기게 되고 아빠도 아이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벌어진 간격을 좁힐 수 있고 나머지 가족들은 좀 더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모임에서 만난 아빠들 간의 유대감이 늘어나고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를 보면서 장애와 그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게 됩니다. 아빠들 간의 교류와 연대는 또 다른 주로 엄마들에 의해서 주도된 부모운동의 지평을 넓힐 것이며 앞으로 또 다른 큰 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내 아이 외에 다른 아이의 장애에 대해 이해가 늘어난다는 것은 장애를 보는 시야를 보다 넓게 만들어줘서 내 아이에 대한 시각을 보다 객관적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모임에서 다져진 우애와 관계성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어쩔 수 없이 여러 가지 사건 사고를 겪게 되었을 때 굳건하게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아이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학교와 교실을 벗어난 상태에서 편안하게 조성된 환경에서 놀면서 운동을 하게 되면 아빠 외에도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친구들과 소통을 늘릴 수 있고 다른 아빠들과 어울리고 이야기하면서 관계성에 대한 능력이 향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좋은 일이건 불미스러운 일이건 생겨나는 일들을 함께 경험하면서 아이의 생활과 환경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초등학교를 보낸 이후에 아이가 학교나 그룹생활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생활하는지 부모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하는 활동은 이런 비어 있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게 됩니다.
네 번째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공간에서 함께 운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지역주민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우리 사회에 이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만듭니다. 저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특별한 공간에서 장애에 관해 배려받으면서 활동을 하는 것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들과 함께 섞여서 활동을 하며 좋은 모습이건 불편한 모습이건 그들에게 보여줘야지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과 섞여서 지내는 법을 배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불편한 일도 경험하게 되고 때로는 화도 나겠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도 보다 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와 아이들도 사회에서 나가서 살게 될 일반인들과 어울려 지내는 방법을 배워야겠지만 그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일반인들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해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시간이 걸리고 학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배려받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함께 존재해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음 글에는 실제 아빠들과 모임을 함께 하면서 겪거나 느꼈던 부분에 대해 적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