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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Sep 21. 2015

면접비를 받았던 기억

나도 대학 졸업 전후로 구직활동을 했었는데, 정말 수많은 서류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가끔은 그 회사 떨어져도 좋으니까 서류만이라도 통과해서 면접이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내가 면접비를 받은 적은 딱 2번 있었다. 시기는 2008년이었다. (지금도 면접비를 주는지는 모르겠다.)

그 중 한 번은 금호타이어 면접에서 였다. 계속 서류광탈하다가 처음으로 면접을 보게 됐는데, 금호그룹이라는 유명한 곳이니까 기분이 좋기도 했다.


그때는 금호타이어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 면접대상자들이 금호그룹 본사에 모여서 한자 등 상식 시험을 보고, 일사불란하게 계열사별로 면접이 진행됐다. 5인 1조로 면접실에 들어갔는데, 처음 하는 면접에다가 옆에 여성 지원자가 너무 말을 잘해서 과욕을 부리다가 망해버렸다.


그래도 네임밸류 높은 곳에 면접을 봤고, 무려 3만원이라는 거액을 면접비로 받아서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사진출처: http://magazine.hankyung.com/ 내가 받은 면접비 아님.

두 번째는 크리스피 크림 채용이었다. 아침 9시 면접이라서 8시20분쯤 도착했는데, 한 30명 정도 면접대기자들이 있었다. 갑자기 어느 직원이 들어오더니 "면접 때 제품의 맛이나 개선사항 등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으니 옆에 비치된 빵을 드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취직을 해야 하는 아쉬운 처지이고, 면접 때 물어본다니 아침에 긴장해서 물도 잘 안 넘어 가는데도 다들 꾸역꾸역 먹는 것이다. 그야말로 미생(未生)들이 일자리를 구해서 사회인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처절한 모습이었는데, 나도 이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면접 때 그 질문은 나오지 않았고, 면접비 1만원만 받았다. 내가 받아본 경험은 저 2개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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