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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Sep 21. 2015

상호존중이 필요한 사회

2005년 7개월 간 캐나다에 간 적이 있다. 해밀턴이라고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시골 마을이다. 


하루하루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그때 외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견문을 넓혔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영어를 배우려고 근처 어학원에 등록했는데, 그곳에는 일본이나 중국은 물론 멕시코, 이란, 러시아, 콜롬비아 등 세계 각국의 남녀노소 사람들이 있었다. 


이란인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그 분하고 말할 때 처음에 'You'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어르신한테 감히 싸가지 없게 '너', '당신'이라고 하는 것 같아서다. 조금씩 적응해 나갔는데, 이 일화에 대해서 캐나다에 먼저 오셨던 한국인 선배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서구 문화에서는 높임말이 우리나라처럼 발달하지 않은 걸로 볼 수도 있지만, 서로 'You'라고 하는 문화 속에는 서로 상호존중이 담겨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는 내용이었다.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너'라고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동등한 인격체라는 의미가 담겨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듣고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 사회를 보면 서로 간에 존중이나 배려가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 조금이라도 자기가 강자(强者)라고 생각되면 이른바 '갑질'을 하는 사례가 많다. 초면에 반말을 찍찍하면서 어른 대접이나 바라는 사람들도 있고, 본인은 제대로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배려만 받기를 원하는 사례도 많다. 


윗사람에 대한 예의만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수직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직된 면이 없지 않나 싶다. 물론 예의도 중요하지만 그 예의라는 건 윗사람과 아랫사람 동시에 갖춰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리고 점점 창조성이 강조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는 더더욱 상호존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존대하는 가운데, 윗사람도 아랫사람을 인격체로 존중하는 그런 분위기가 절실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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