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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Sep 21. 2015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간혹 주위 사람들 중에 "까칠하게 살아야겠다"고 하는 경우를 본다.


아마도 순수하고 진심으로 대했는데, 상대방이 배은망덕한 행동을 하거나 뒤통수 때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게 쌓이다 보니 그들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얌체 같이 나의 배려심을 악용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뒤통수 치고 배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호의가 어느 순간 그의 당연한 권리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할 때 별 생각이 다 든다.


나도 사회생활 하면서 많이 당해봤는데, 한 예를 들면 처음에 그 누군가가 나한테 '단어가 잘 생각이 안 난다'고 할 때내 하던 일도 멈추고 단어를 찾는 노력을 했는데, 이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점점 요구하는 게 '단어'에서 '마지막 문장', '리드문', '원고의 절반'으로 늘어나더니 나중에는 대필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부탁이어서 도와줬는데,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변하는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도 나와 비슷한 고통(?)겪었는데, 그 누군가는 기사를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습관이 

들다 보니 나중에는 기사를 쓰려고 해도 쓰지 못하는 것이다. 

(기사는 써야 늘고, 며칠만 쉬어도 잘 써지지 않는다.)


다른 사례로는 내가 개인적으로 모은 중요 데이터베이스가 있었는데, 회사 선배가 파일을 달라고 해서 보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그 사람이 경쟁회사로 옮긴 것을 알았다. 그렇게까지 해서 자료를 빼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인간에 대한 회의감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 타짜2의 한 장면. 아는 사람들끼리 속이고 배신하지 말자.

같은 회사니까 믿고 보냈는데, 이 일로 그 사람은 나에게 상종할 수 없는 사람으로 분류됐다.


아무리 내가 착하게, 다른 사람 피해 안 주게 살려고 해도, 그걸 악용하려는 '잡것'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차라리 잡것들한테 이용당하고 후회하느니, 당당하게 안 되는 건 안된다고 하는 게 낫다는 게 내 결론이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그런데 몇 번 당하다 보면 잡것들과 맞서 싸워야겠다는 오기가 생기기도 한다. 잡것들은 인간적인 감정에

호소하면서 교묘하게 심리전을 펼치는데, 이걸 잘 간파하고 대처하는 것도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잡것'들 때문에 까칠해져서 정말 좋은 사람들한테도 그러다가 그들을 잃게 되는 그런 우(愚)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내 생각에 그런 잡것들은 10명 중 1~2명인데,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잡것들로 인해 인간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좋은 사람들이 까칠하게 변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는 걸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 하여튼 그 잡것들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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