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영화 투자
요즘 영화는 젊은 세대는 물론 50대 이상 어르신 분들도 향유하는 하나의 문화가 된 느낌입니다. 저도 이번달에는 <더 킹>, <너의 이름은>을 봤고 조만간 <재키>, <모아나>도 보려고 합니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애니 <너의 이름은>을 비롯해 영화 <판도라>, <인천상륙작전>, <걷기왕>, <사냥>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자금모집이 이루졌다는 점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의 뜻은 ‘대중’을 의미하는 ‘Crowd’와 ‘자금조달’을 뜻하는 ‘Funding’의 합성어로, 창업기업이 온라인(펀딩 중개업체 플랫폼)에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지난해 1월25일 시행됐으니까 지금 딱 시행 1주년을 맞았네요.
그 중에서 문화콘텐츠 분야 펀딩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업종별로 제조 분야 38건, IT·모바일 34건으로 1,2위, 문화 분야는 16건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문화’라고 하면 블랙리스트라던가 국정농단, 차은택, 조윤선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기는 합니다.;;;
그러나 문화 분야는 우리들이 흔히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돼있고 관심이 많은 분야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이나 주연 배우에 대한 팬심으로 투자할 수도 있어서 다른 분야에 비해 투자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추진하는 금융당국은 문화 분야에 대한 강조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특히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발언한 멘트들을 살펴만봐도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해 영화, 뮤지컬 등 문화콘텐츠 프로젝트는 일반인의 이해가 깊고 크라우드펀딩에 적합한 분야다.” (2016년 3월30일)
“크라우드펀딩 특성을 살리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 중 하나가 투자 아이템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가 쉽고 자금회수가 빠른 문화콘텐츠 분야라고 생각한다.” (2016년 5월 크라우드펀딩 시행 100일 간담회)
“영화 등 문화콘텐츠 분야는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뉴스가 될 정도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이다.” (2017년 1월24일 1주년 기념식)
(이거 말고도 더 있을 정도로 임 위원장의 크라우드펀딩, 문화 분야에 대한 관심은 큽니다. ^^)
문화 분야 펀딩은 대부분 ‘이익참가부사채’ 형태로 진행됩니다. 어려운 용어 같지만 영화의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 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익배당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영화 관련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었습니다. BEP는 333만명이었는데, 관객수 340만명일 경우 수익률은 1.29%(세전 기준)입니다. 450만명을 넘는 다면 20% 정도 수익률을 거두게 됩니다.
다만 이 방식은 발행사가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야 되며, 투자자는 투자수익에 대한 법인세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금융위는 별도 SPC 설립 없이 공모 문화산업전문회사를 설립하고 법인세 감면 방안을 밝혔습니다. 지금은 문화 분야에서 50인 이상 투자권유행위는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되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이 방안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제가 봤을 때 솔직히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이 사안은 문화체육부와 협의해야 하는데 문체부 전 장관은 얼마 전 구속 됐고 블랙리스트 파문의 여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탄핵정국, 특검정국에서 공모 문화산업전문회사 방안은 우선순위에 들어갈 레벨(?)이 전혀 아닙니다.
다음번에는 영화 <사냥>과 <덕혜옹주> 펀딩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