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한 편이 흥행을 넘어 성지순례 열풍으로
애니 <너의 이름은>의 열풍이 장난이 아닙니다. 저는 이 애니 관련 크라우드펀딩 기사를 몇 번 써서 그런가 조금 더 애착이 가기도 하고 이어서 전작인 <언어의 정원>, <초속 5cm>까지 몰아서 보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애니·외국영화…다양해지는 영화 크라우드펀딩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717162)
일본에서 1700만명을 넘어 역대 4위에 랭크된 이 애니는 국내에서는 1월19일 기준 28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이 추세라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301만명은 조만간 경신할 듯 하네요.
간혹 문화콘텐츠 중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킨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이 원작이 기대 이상의 초대박 성공을 거두고 나아가 영화로까지 성공한 케이스가 대표적이죠. 이 시리즈의 스핀오프격인 <신비한 동물사전> 1편이 작년말 개봉했구요.
최근에는 일본 애니 <너의 이름은>을 보고 문화콘텐츠의 파급효과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일본에서는 이 애니가 작년에 개봉했는데 작품에서 나오는 주요 장소는 이른바 ‘성지순례’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개봉 이후 성지순례를 인증하는 포스팅이 꽤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포스터에 등장하는 스가 신사 앞 계단, 여기가 가장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습니다.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매우 결정적인 장면이 이 곳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고 실제로 어떤곳인가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겠죠.
저도 다른 곳은 몰라도 저 계단은 꼭 가보고 싶고 주인공이 먹었던 푸딩도 한 번 맛보고 싶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비슷하네요.
그 외에도 성지로 떠오른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제 생각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화가 워낙에 실사가 연상될 정도로 사실적이면서 세밀하고 색감이나 느낌이 산뜻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 곳’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저도 작년 9월에 도쿄를 갔는데 전철역이라던가 도쿄타워 등의 묘사를 보면서 도쿄에 다시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당시 2박3일 일정으로 갔는데 하루는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슬램덩크> 성지인 가마쿠라와 에노시마에 간 적도 있었네요.
한 편의 애니가 일본에서만 1700만명을 동원할 정도로 대흥행을 거둔 것에서 끝난 게 아니라(물론 이것도 대단하지만) 성지순례라는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생긴다는 게 대단한 것 같습니다. 아마 감독도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을 겁니다.
그러고보니 여기 브런치에도 관련 글을 작성했었네요. ㅎㅎ
(문화라떼) 3.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관광효과 (https://brunch.co.kr/@marseilleu/85)
게다가 실제로 국내 유명 여행사에서 <너의 이름은>을 테마로 한 성지순례 여행상품이 만들어진 걸 발견했습니다. (홍보글이 아니기에 구체적인 여행사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이렇듯 그냥 ‘만화’로 치부될 수 있는 작품이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여행이라는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 그만큼 문화콘텐츠가 가진 힘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