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부터는 영화 크라우드펀딩의 구체적인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다루려고 합니다.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영화 펀딩은 영화 흥행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데, 영화의 흥행은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작년 수많은 영화를 봤는데 제가 예상한 것과 실제 관객수는 많이 달랐거든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영화 프로젝트가 최초로 자금모집에 성공한 건 영화 <인천상륙작전>입니다. 청약기간은 작년 3월21일부터 4월11이었고 목표금액은 5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사냥>이 펀딩은 늦었지만 개봉은 6월29일로 인천상륙작전의 7월27일보다 먼저했습니다. 사냥 펀딩은 작년 6월13일부터 21일까지였고 펀딩 모집금액은 3억원이었습니다.
만약 <사냥>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제1호 영화 펀딩 성공사례가 되는 거죠. 사냥의 목표관객수(BEP)는 164만명이었고 저는 넘을 가능성이 좀 더 높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국민배우 안성기는 물론이고 조진웅, 한예리 같은 배우들이 출연한데다가 당시 영화 <곡성>이 흥행에 대성공한 시점이라 저는 '최소한 164만명은 넘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저는 흥행에 대한 우려감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았지만 영화의 연출이나 스토리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저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습니다.
관객들의 영화평도 좋지 않았고 네이버 평점은 5.95, 다음은 4.0에 불과할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누적 관객수는 64만명으로 BEP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폭망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영화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실제 관객이 BEP보다 높으면 수익이 발생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손실이 나게 됩니다. 아래 표를 보면 투자수익률은 -60% 정도로 추정됩니다. 5만원을 투자했다면 3만원 정도 손해를 보고 2만원만 남게 된 거죠.
문제는 이게 <사냥>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 프로젝트인 영화 <덕혜옹주>는 영화 사냥이 개봉 기간과 겹치는 작년 6월말~7월초 펀딩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영화 사냥의 흥행 실패와 투자손실이 매우 큰 영향을 끼치면서 목표금액 5억원 중 불과 11%인 5530만원만 모집되는 사태까지 벌어집니다. 펀딩이 성공하려면 최소 목표금액의 80%를 넘겨야 합니다.
물론 아까 언급한 영화 사냥의 영향도 컸지만 솔직히 펀딩시기에 불운도 있었습니다. 만약 사냥보다 덕혜옹주의 펀딩이 먼저 됐다면 당시 분위기 상 덕혜옹주 펀딩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솔직히 저는 손예진 배우의 전작의 흥행성적도 싸늘한 투자심리의 한 요인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2월 개봉했던 영화 <비밀은 없다>가 누적관객수 25만명에 불과하면서 덕혜옹주에 대한 흥행 기대감이 현저하게 낮아졌죠. 위에 언급한 두 개의 변수는 덕혜옹주 프로젝트에 너무나 치명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앞일은 알 수 없다고 덕혜옹주는 무려 560만명의 흥행을 거뒀고 만약 펀딩에 성공해서 투자했다면 약 38% 정도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몇 달 지난 지금 생각해도 아쉽네요.
다음 시간에는 <인천상륙작전>의 펀딩성공 사례를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