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seilleu Apr 05. 2017

영화 <줄리&줄리아>와 조별과제 무임승차자

프라라이더 극혐 !!

영화 <줄리&줄리아>는 전설의 요리사 줄리아(메릴 스트립)과 그의 저서에 나온 레서피 524개를 365일 동안 블로그 업로드에 도전하는 줄리(에이미 아담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를 볼 때는 아무래도 줄리의 도전에 눈길이 갔다. 무명 블로거가 불가능할 것 같은 미션을 수행하면서(1일당 1.5개 레서피 업로드) 네임드로 거듭나고 요리 실력도 일취월장 향상됐기 때문이다. 나도 직장인으로서 퇴근하면 쉬고 싶지 저렇게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영화 중후반부에서 줄리아의 집필 과정이 등장하는데 과거 대학 조별과제에서 볼 수 있는 얌체, 이른바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줄리아는 요리학교에서 친해진 친구 두 명과 함께 미국인도 프랑스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을 집필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문제였다. 세 명이서 다른 수강생들에게 요리를 시범할 때 그 한 명은 매번 자기 약속을 핑계 삼아 자리를 비우고 집필 과정에 있어서도 마치 뺀질이처럼 제대로 참여하지도 않았다. 


이렇다보니 줄리아와 친구 1명은 결단을 내리게 된다. 원래 책이 출판되고 인세는 1/3으로 나누려고 했지만 워낙에 기여도가 낮기 때문에 10%만 주겠다고 통보를 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모습만 보면 10%도 솔직히 많아 보였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당사자의 표정과 대답이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라는 내용이었다. (하긴 개념을 탑재했다면 사태를 저 지경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이후 반응이 좋지 않자 자신이 이혼했다면서 화제 전환을 시도한다. 결국  얌체를 제외하고 두 명이서 우여곡절 끝에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끝에 책을 완성하게 된다. 



대학교 조별과제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프리라이더이다. 무임승차자라고도 하고 조별과제 갈등의 근본원인, 원흉(?)이기도 하다. 나는 다행히도 이런 경우는 한 번만 겪었다. 


4인1조로 조별과제를 하는데 복학생 형과 나하고만 준비를 하고 있고 신입생 두 명은 전혀 하지를 않는 것이다. 참다 못해서 연락을 취했더니 연락도 되지 않았다. 발표 당일도 배째라하고 있는데 그 형이 교수한테 말해서 발표 기여도가 없다고 하니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는 것이다.  


그리고 몇 달 후 수업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대학 후문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전화를 하면서 소리를 치고 있었다. 너무나 큰 샤우팅이었기에 안 듣고 싶어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조별과제를 준비하는데 파트너가 준비를 하지 않은 듯 했다. 



“나는 밤을 새서 준비했는데 너는 하나도 안하고 뭐했어?~~~” 


이런 내용이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렇게 소리를 지르며 통화를 할 정도로 분노가 느껴졌다. 

그 광경이 10년전 일인데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나고 영화 <줄리&줄리아>를 보면서 다시 생각이 났다.   


요즘 대학 조별과제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같은 조에 프리라이더 걸리면 정말 고생한다.  그런데 가끔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지금도 그때와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하철 역 근처 야쿠르트 아줌마를 보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