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26일 브런치에 ‘지하철 역 근처 야쿠르트 아줌마를 보면서’
(https://brunch.co.kr/@marseilleu/121)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어머니가 거의 20년 가까이 야구르트 일을 하셨는데 출근하면서 여의도 역 앞에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보면서 과거 어머니 생각이 났다는 내용이었다.
그때를 계기로 해서 나는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바나나 우유를 사먹고 있다. 한 번은 우유를 샀더니 요구르트 한 개를 더 주실 정도로 나름 내 존재감이 인식되고 있다. (물론 딱 한 번 그 일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샌가 그 지하철역 앞에는 다른 야구르트 아줌마가 있었고 원래 아주머니는 한 10미터 정도 뒤에 계시는 것이었다.
과거 어머니도 야구르트 일을 하실 때 ‘구역’ 관련으로 마음고생을 한 걸 본 적이 있다. 야구르트 아줌마들이 일을 할 때는 그냥 회사에서 물건을 받아서 판매를 하는 게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을 자신의 비용으로 구매를 한 후 판매를 하는 구조다.
그렇다보니 장사가 잘 되는 ‘노른자위’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어서 때로는 좋은 구역을 배치받기 위해 영업소 내에서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기도 한다. 이 생각이 떠오르면서 최근에 구역배치가 새로 이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좀 더 걷더라도 기존에 계셨던 그 분한테 가서 사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이왕이면 과거부터 봐왔던, 그나마 내가 아는 분에게 매상을 올려주고 싶은 그런 심리가 있었던 것 같다.
5월1일이었다. 보통은 1일은 근로자의 날, 3일은 석가탄신일로 쉬는 분들이 많을텐데, 나는 반대로 1,3일을 일하고 2,4일은 쉬게 됐다.
그런데 그 날 그 아주머니가 계시는 거였다. 원래 유동인구가 많은 여의도역이 그렇게 한산한 적이 별로 없어서 오랫만에 우유를 사러 갔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런가 이날따라 좀 대화가 진행됐다. 내가 “오늘 휴일이라 사람들 많이 없지 않나요?” 물어보니 “그래도 당직하는 분들이 꽤 있어서 나왔어요.” 이렇게 대답하셨다.
여의도역 부근은 아침에 매우 혼잡하고 나도 아침에 출근하면 업무 때문에 심적으로 여유가 없다. 그렇지만 간혹 여의도역 근처를 오고 가면서 야쿠르트 아주머니를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