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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Feb 27. 2018

처음으로 시승車를 운전해봤다

나는 장롱면허였다. 2005년 1종 보통면허를 딴 이후 운전을 거의 하지 않았다. 택시기사인 아버지한테 10번 정도 지도를 받았지만 그것도 3~4년전의 일이었기에 나의 운전감각은 제로(0)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다가 운전을 배워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1월초 부서가 바뀌면서 자동차부로 오게 됐고 “빨리 운전을 배워라”는 특명(特命)을 받았다. 그래서 바로 운전학원에 가서 10시간 시내주행 연수를 받았고(무려 학원비가 40만원이었다) 동생차를 주 1회 몰면서 시승차를 운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력을 도야(?)했다. 


오늘 시승행사가 있었던 서울 메이필드 호텔


나의 시승 데뷔전은 생각보다 빠른 오늘로 정해졌다. 기아자동차에서 이날 ‘올 뉴 K3’ 판매를 개시하면서 미디어 매체를 대상으로 시승회를 했기 때문이다. 


집결장소(?)는 서울 메이필드 호텔이었고 주행코스는 그곳에서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세종포천고속도로-경기 포천시 소홀읍 고모리까지 왕복 160km였다. 그동안 나름 수련을 해왔지만 이런 공식무대에서 운전하는 건 처음이기에 걱정이 됐다. 차량 색상은 빨강, 파랑, 검정 이었고 나는 앞에 두 색상 중 하나가 되기를 바랬지만 검정으로 배정됐다.


이날 찍은 올 뉴 K3. 개인적으로는 빨강색이 멋진 것 같다.


하여튼 여기까지 온 이상 나에게 물러설 곳은 없었다. 그래도 네비도 큼지막하고 직원분이 동승해서 마음이 좀 놓였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시승행사는 마치 자전거 떼빙을 하듯 앞에 유도 차량이 가고 그 뒤를 시승차들이 따라가는 건 줄 알았는데 각자 알아서 출발하는 것이었다. 


운전 실력도 부족한데 길도 잘 모르니 긴장이 됐고 우회전이나 좌회전 타이밍을 놓쳐 길을 잘못 들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톨게이트도 여지껏 한 번 밖에 가본 적이 없어서 하이패스가 어떤 차선인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게다가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속도를 낼 때는 정말 긴장이 되면서 더욱 집중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나는 시속 120km만 되도 무섭던데 정말 150km 속도를 내는 사람은 얼마나 강심장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포천에 도착해 30분쯤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메이필드 호텔로 고고싱~~


나는 결혼한 지 이제 3개월 됐고 앞으로 살아야 할 시기도 많고 장차 성취해야 할 것(??)들이 많기에 동승자께 “저는 실력대로 겸손하게 운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ㅋㅋㅋ


목적지에 어떻게 도착했고 이제는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래도 편도 80km를 달려서 긴장감은 좀 덜했는데, 우회전을 해야 할 곳에서 놓치면서 조금 돌아가야 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신나게 달렸는데, 역시나 시내로 진입하니 길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오늘 운전했던 차량. 네비가 큼직한 게 저번 신형 싼타페때와 비슷한 듯 하다.


다행히 앞에 다른 시승차가 보이면서 그 차만 따라갔고 결국 무사히(!!!) 시승 주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일반적인 운전이겠지만 나에게는 위대한 첫 걸음의 시작이었고 뭔가 한 단계 발전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는 좀 더 여유있는 주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는 기어봉하고 네비가 마음에 들었고 언젠가는 전기차나 SUV를 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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