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seilleu Feb 13. 2020

신형 K3 행사에서 “쇼바는 어딨죠?”를 외치다

페이스북을 보니 2년전 그 날, 기아자동차 ‘K3’ 출시행사에 참여했던 알림이 떴다. 내가 자동차팀에 발령받은 게 2018년 1월8일이었으니 이제 2년1개월 정도 지났는데...


그 중에서도 신형 K3 시승행사는 기억속에 남는 ‘베스트 3’ 안에 든다. 글을 쓰다 헷갈려서 확인해보니 출시행사는 2월13일, 시승행사는 3월2일이었다. 나는 무려(!!) 2005년 여름, 1종 보통면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택시를 하셨기 때문에 이른바 ‘아빠차’를 탈 수 있는 일이 없었고(만약에 내가 개인택시 몰다가 사고라도 나면 택시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나는 차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해서 장롱면허 생활을 오래했다. 그러나 자동차팀에 왔으니 더 이상 장롱이 되어서는 안되기에 바로 운전학원에 등록했다. 당시 도로연수 프로그램은 10시간으로 구성됐는데, 프라이드는 40만원, 쏘나타는 50만원이었다. 쏘나타로 하고 싶었으나 10만원 차이를 무시할 수 없어 프라이드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보름이 지난 후 나의 공식 운전 데뷔(?) 무대가 정해졌다. 그때 자동차팀은 3명으로 구성됐는데, 차례대로 행사에 참여했고 신형 K3 행사에 내가 가게 된 것이다. 운전이라고는 동생 ‘액센트’하고 동네 주변을 돌거나(그것도 당시 기준 5년도 넘은 일이고) 이제 갓 연수 10시간을 받았으니 엄청 긴장이 되는거다. 


게다가 프라이드 학원차는 연식이 10년도 더 되어 보였고 에코 모드가 기본 세팅이었다. 그래서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가 진짜 안나갔다. 글고 열쇠를 돌려 시동을 켰고 쇼바(?)로 운전석의 위치를 조절했다. 


이건 K3 출시행사때 찍은 사진


그런 일천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신형 K3 최상위 트림 풀옵션을 타니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출발을 해야 하는데 미지의 영역에 뛰어든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좀처럼 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출발을 하기 전 운전석 위치 세팅을 하려고 했더니 쇼바가 없는 거다. 대충 스티어링 휠 옆에 스위치가 보였는데, ‘아 이건 시동스위치겠거니’ 했는데 쇼바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안전요원께 “혹시 쇼바가 어딨죠?”라는 그 발언(!!)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처음에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 분은 평정을 되찾고는 “쇼바는 없구요, 운전석 왼쪽 옆에 버튼으로 조절하면 돼요.”라고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자동차 촌놈이었던 나는 실제로 그 버튼으로 조작을 한 후 큰 깨달음(?)을 얻고 말았던 것이다. 



그 후에도 첫 시승은 쉽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어떻게 출발을 했는데, 초반에 길을 헷갈렸다. 고가도로로 가야할지 옆으로 빠져야 할지 고민을 하다 내비를 보고 옆 차선으로 급격히 이동했는데


뒤에 오던 트럭 아저씨는 강력하게 “빵~~~~~” 하면서 클락션을 누르셨다. 나는 죄송했지만 비상 버튼을 누를 생각도 못하고 목을 아래 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분은 나의 이런 모습을 보지도 못했을 텐데 말이다. 게다가 당시 시승행사는 동료 기자끼지 2인1조로 팀을 이뤄 왔는데 초짜인 나는 팀을 짤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하필, 내 옆에는 기아차 신입직원분이 타셨고 그야말로 최악의 조합이 탄생했던 것이다. 시승 막판에는 길을 헷갈렸지만 ‘아, 앞에 가는 시승차를 따라가면 되겠군’ 하면서 겨우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그 때 기억을 돌이켜보면 웃음이 나는데, 당시에는 진지했었다. 지나고 나니 추억인데, 그런 기억이 있어서일까. 나는 K3가 아반떼보다 좋다. 


그 때 행사장 모습.




매거진의 이전글 ‘디스커버리 스포츠’타고 물길을 건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