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동차팀에 와서 처음 참가했던 행사는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론칭 행사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행사가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 미디어 설명회 자리였습니다. 그때는 기아자동차 쏘렌토가 중형 SUV 왕좌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싼타페가 2012년 3세대 모델을 출시하면서 2015년까지 1위를 했지만 2016년부터 상황이 역전됐습니다.
2016년 쏘렌토는 8만715대로 싼타페(7만6917대)를 제쳤고 2017년에도 쏘렌토는 7만8459대로 싼타페(5만1661대)를 앞섰습니다. 1월30일 싼타페 미디어 프리뷰 행사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진행됐는데, 참석 기자들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보안 테이프를 붙이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비보도 전제로 행사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저는 신형 싼타페의 클레이 모델 등 출시 직전의 모델을 살펴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싼타페의 모양을 보고 굉장히 웅장하고 기존 모델보다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왠지 모르게 싼타페를 응원하고 싶었고 '쏘렌토보다 많이 팔렸으면' 하는 응원을 했습니다.
물론 아시는대로 신형 싼타페는 2018년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무려 10만7202대라는 기록을 세웁니다. 그랜저에 이어 2위를 할 정도로 엄청난 판매고를 올립니다. 반면, 쏘렌토는 6만7200대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2019년 싼타페는 8만6198대, 쏘렌토는 5만2325대로 확연하게 싼타페가 앞섰습니다.
오늘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의 내외장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2년전 싼타페가 풀체인지 모델로 쏘렌토를 앞질렀다면 이번에는 쏘렌토의 '턴' 인거죠.
보도자료를 보니 차급과 차종의 경계를 넘은 '보더리스(Borderless) SUV'를 표방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확 와닿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아차를 상징하는 '타이어 노즈' 그릴과 헤드램프와 이어지는 디자인이 보입니다. 후면부를 보니 리어 램프와 와이드 범퍼 가니시 등이 강렬하면서 단단한 인상을 줍니다.
실내 공간을 보니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와 크리스탈 라인 무드 라이팅이 눈에 띕니다. 확실히 쏘나타, 그랜저 등 현대차는 버튼식, K5, 쏘렌토 등 기아차는 다이얼식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듯 합니다. 스티어링 휠 색상은 투톤에 전반적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세련되고 현대적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작년 출시됐던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이전 모델 대비 변화를 줬던 게 연상되기도 합니다. K5, 모하비때도 생각했지만 최근 신차를 보면 현대차에 비해 기아차가 디자인을 잘 뽑아내는 것 같고 실제로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대형 SUV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대기 기간이 6개월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신형 쏘렌토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해봅니다. 현재 쏘렌토의 가격은 가솔린 2815만~3590만원, 디젤 2840만~3885만원 정도인데, 풀체인지 모델은 200만~300만원 정도 인상된다고 치면 3000만~4200만원 수준으로 전망해봅니다.
대형 SUV, 특히 수입차의 경우 가격이 확 올라가고 최근 대세로 떠오른 기아차 ‘셀토스’는 HDA 등 좋은 옵션을 달려면 3000만원은 줘야 됩니다. 팰리세이드에서 이탈 또는 체념 수요에 신형 쏘렌토에 대한 기대감, 소형 SUV에서 돈을 좀 더 써서 중형으로 올리겠다는 수요 등을 감안하면 다시 중형 SUV의 왕좌를 탈환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과연 3월에 출시되는 신형 쏘렌토가 흥행을 거둘 수 있을지, 나아가 싼타페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을 갖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