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만원으로 제네시스 ‘GV80’를 산다면
제네시스 GV80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저도 출시·시승행사에 참석했는데, 그 날 지면 마감을 하면서 풀옵션 가격이 얼마인가 계산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글의 콘셉트는 깡통에서 1000만원 정도를 더 쓰는 것입니다. 기본모델, 즉 깡통 가격은 6580만원이고 풀옵션은 8800만원 정도 되는데 중간 언저리 가격으로 설정해봤습니다.
GV80는 트림별로 나뉘어 있는게 아니라 기본 모델에서 옵션을 채워나가는 방식입니다. 일단 필수 선택사양부터 살펴봅니다. 제가 시승행사에서 깜짝 놀랐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무광’ 컬러입니다. 유광을 보다 무광을 보니 훨씬 멋지고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여기에 70만원은 투자할만 합니다.
시승날 7인승 모드로 타려다가 안했는데, 3열은 확실히 별로였습니다. 2열도 같이 동행했던 여성 기자가 조금 좁다고 할 정도였는데 3열은 더 좁습니다. 그래서 100만원짜리 옵션은 패스합니다. AWD도 예산만 된다면 꼭 하고 싶은 옵션이기는 한데 350만원이나 합니다. 1000만원 수준에서 옵션을 하려 하는데 35%를 여기에 쓸 수는 없습니다. 근데 요즘 4륜은 험로나 눈길 주행보다 구동력 배분에 신경쓴다는 분들도 많은데 하여튼 아깝기는 합니다. 휠&타이어는 패스합니다.
내장 디자인을 보면 음, GV80는 플래그십 럭셔리 SUV를 표방합니다. 운전을 할 때 가장 많이 보는 부분은 내부 디자인, 운전석, 계기판 등입니다. 여기에는 돈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과감하게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2를 갑니다.
시그니처 디자인2(나파 가죽 등)가 적용된 베이지 색상 인테리어. 제가 산다면 이 컬러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사진/제네시스
시승행사 때 제가 탔던 모델. 제네시스 느낌은 어두운 계열에서 더 느낄 수 있지만 저는 베이지가 좋습니다.시승할 때 프라임 나파 가죽이 적용된 모습을 봤는데, 기본 디자인은 쌈마이 같으니 300만원 투자합니다. 기본은 천연가죽 시트, 블랙 하이그로시 내장재만 있지만 프라임 나파 가죽, 리얼 우드 내장재, 투톤 가죽 스티어링 휠 정도 되면 디자인이 확 삽니다. 제가 구입한다면 어반 브라운/ 바닐라 베이지 투톤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37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선택 품목으로 갑니다. 700만원 옵션을 630만원으로 10% 깎아주는(?) 파풀려 패키지는 넘어갑니다. 이거 선택하면 딱 1000만원이 되면서 이 글이 종료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파노라마 선루프(140만원)는 큰 효용성을 느끼지 못해 차 구매 시 항상 제외하는 옵션입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1과 2가 있습니다. 선택하기 정말 애매하게 해놓아서 두 개를 다 고르라는 ‘옵션 장사’가 의심되기도 합니다.
이 중 하나를 고른다면 고심끝에 서라운드 뷰 모니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후측방 모니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가 있는 1번(180만원)으로 갑니다. HDA2를 안하더라고 HDA는 기본으로 있고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하아빔 보조, 차료 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이 기본 탑재됐으니 여기에 1번 옵션만 추가해도 안전 편의사양은 괜찮아 보입니다.
주행할 때 계기판을 봐야하니 12.3인치 3D 클러스터가 포함된 해이테크 패키지(160만원)을 선택하고 저는 음악, 라디오 듣는 걸 좋아하니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160만원)도 큰 맘 먹고 지릅니다. 빌트인 캠 패키지는 사고 시 증거인정이 안된다는 얘기를 들어서 과감히 빼고 아웃도어 패키지도 패스합니다. 여기까지 870만원입니다.
제가 시승했던 GV80. 남은 금액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130만원), 컨비니언스 패키지(120만원)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저는 운전 초보라 조금이라도 안전운전에 도움이 되고 전방 주시가 가능한 HUD를 선택합니다. 이렇게 해서 깡통(6580만원)+옵션(1000만원)으로 가상의 견적을 마무리해봅니다.
7580만원 정도면 수입 SUV 모델도 눈에 들어오는 가격대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볼보 XC90 등과 비교 시승도 해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