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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Feb 22. 2020

박 차장이 박차고 나가는구만, CF 속 자동차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Rive02rPWaI&feature=emb_logo


맨 처음 영상은 제가 이 글을 작성하게 된 결정적인 영감을 준 CF 입니다. 지난해 11월19일, 그랜저 IG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그랜저’ 출시 및 시승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그랜저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에 풀체인지급 변신을 한다고 해서 굉장한 관심이 쏠렸고 저도 구매를 검토하던 모델이어서 ‘면밀히 살펴야지’ 했습니다. 


그날 웹툰작가(?), 쉐프(?) 김풍씨가 참석해 발표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신차 소개 프로그램이 끝나고 기사를 작성하러 송고실에 이동했는데 그랜저 CF 5종류돌림노래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게 처음 한 두번은 재밌는데 수십분 동안 계속 들으니 너무(!!) 힘들었죠. ;;;


그 중 저는 ‘박 차장’ 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박 차장이 박차고 나가는 구만. 나가면 뭐 있는 줄 알고’



의 대사와 그러면서도 더 뉴 그랜저를 타고 퇴사하는 전 동료를 부러워하는 모습이 대비가 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 대사를 하신 분의 어투와 표정 연기도 제 관심을 사로잡은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근데 저는 박 차장 드립(?)을 들으며 처음에는 ‘아재 개그’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아니다, 이건 나같은 나이 39살을 먹은 아재도 안하는 드립이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드립은 1980년대 감성이었지만 나름 코믹하게 접근했다는 평가를 해봅니다. 


그런데 저도 사회생활 10년을 해본 입장에서 준비되지 않은 퇴사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한다는 점에서 CF 속의 “나가면 뭐 있는 줄 알고,”라는 말이 와닿기도 합니다. 물론 저 CF에서는 전 동료에 대한 질투심도 있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마냥 틀린 말도 아닙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g3gYEw0lYI&feature=emb_logo


이 글을 쓰면서 우선 저 영상을 제일기획에서 만든 건 처음 알았습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에 대해 한국지엠은 명확한 차급을 표현하지 않지만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의 모델입니다. 그래서 준중형 SUV라고도 합니다. 


이 영상을 보면 30초의 시간 동안 ‘트레일~’, ‘블레이저’의 단어가 계속 반복됩니다. 예전 수능금지곡으로 불렸던 야놀자의 영상이 연상되기도 하구요. 보통 자동차 CF면 차량의 주행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도로를 질주하는 등의 모습이 많은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입니다.


저는 미국프로농구(NBA)의 매니아라고 할 수 있는데 트레일블레이저 단어는 익숙합니다. NBA 30개팀 중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라는 팀이 있고, 그래서 저는 역시 NBA 매니아인 제 베프와 저 차를 두고 ‘포틀랜드’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저 광고 콘셉트가 너무 궁금해서 한 번 한국지엠 기자실에 갔다가 홍보팀 관계자에 질문을 했습니다. 답변을 들었는데, 예전 쉐보레 브랜드의 차명은 ‘스파크’, ‘말리부’, ‘임팔라’ 등의 세글자, 또는 ‘이쿼녹스’,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네글자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트레일블레이저는 길기 때문에 이 단어에 친숙함을 더하기 위해 반복적인 후렴구를 사용했다는 설명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cXWqr1ioLs&feature=emb_logo


쌍용차 ‘코란도’ CF는 와이프하고 보다가 몇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뭔가 재밌게 접근한 것 같으면서도 자동차 기자 입장에서는 뭔가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운전 경력이 길지 않아서 더욱 그런지 모르겠지만 ‘운전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 20년 넘도록 택시기사로 일하시는 저희 아버지도 ‘운전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고 하십니다. 


아마 저 CF에서도 하고 싶은 내용은 ‘코란도에 뛰어난 자율주행 기능이 있다’는 걸로 추정됩니다. 제 메일함을 확인해보니 작년 2월8일 쌍용차가 ‘신형 코란도에 딥 컨트롤, 차량제어기술 적용’이라는 제목의 배포자료가 있었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지능형주행제어(IACC) 기능을 통해 자율주행 2.5단계 수준을 제공한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한편으로는 운전의 정체성을 의심케한다는 점에서 호감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리고 영상처럼 ‘차량이 알아서 운전해주겠지’ 하고 주행하면 매우 높은 확률로 사고가 납니다.


또한 알아서 운전을 다 해준다는 건 자율주행 레벨4(운전자가 목적지만 설정하면 되는 단계), 레벨5(사람의 개입이 없어도 되는 단계) 수준이 돼야하고, 이건 테슬라나 벤츠 등 글로벌 업체도 못한 기능입니다. 


제가 인상깊게(?) 봤던 자동차 CF에 대한 소감을 나눴는데, 각 사별로 어떤 의도로 콘셉트를 잡고 마케팅을 하는구나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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