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분과 식사를 할 자리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 자동차 부품을 수급하기도 어렵고 차량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고 경기가 어려워져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등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은 지난해 12월31일로 끝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절실하다고 했습니다. 다른 자동차 업계의 분위기를 봐도 ‘경제가 어려워진 만큼 개소세 인하를 통해 자동차 소비심리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판매가 괜찮은 현대차, 기아차보다는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가 코로나 사태에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7월, 자동차에 붙는 개소세를 기존 5%에서 3.5%로 1.5%포인트 낮췄습니다. 1.5%가 ‘별 것 아닐 수 있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더 뉴 그랜저’ 2.5 가솔린 캘리그래피 트림은 현재 4185만원이지만 1.5% 인하하면 4108만원이 됩니다. 77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거죠.
정부는 당초 2018년 12월까지 한시 적용하려다가 2019년 6월, 12월 이렇게 두 차례 연장했습니다. 세수 차이가 발생하기에 정부에서도 올해 1월1일부터는 5%로 환원했습니다. 경제 위기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코로나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도 결국 개소세 인하 카드를 다시 꺼냈습니다. 인하 폭은 예전보다 더 큽니다. 5%에서 1.5%로 3.5%포인트나 내렸습니다.
물론 3~6월 한시적으로, 또한 개소세로 인하되는 금액은 100만원 한도 내로 제한했습니다. 현대차, 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3사는 재빠르게 대응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개소세에 교육비, 부가가치세 등이 내려가면서 최대 143만원까지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선 쌍용차가 2월28일 개소세 인하로 인한 가격을 공지했습니다. 대형 SUV ‘G4 렉스턴’의 엔트리 모델, 하이엔드 모델 모두 금액이 143만원 내려갑니다. ‘코란도’ 디젤 하이엔드는 2888만원에서 2765만원, ‘티볼리’ 디젤 하이엔드는 2583만원에서 2473만원으로 각각 123만원, 110만원 인하됩니다.
한국지엠의 경우에도 트래버스 RS 트림은 5170만원에서 5027만원, 카마로 SS는 5499만원에서 5356만원으로 143만원의 가격인하가 가능해집니다. 차종에 따라 인하 폭이 다른데 최대 할인금액은 △트레일블레이저 111만원 △이쿼녹스 119만원 △트랙스 106만원 △말리부 142만원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된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시작 가격은 1995만원에서 1910만원으로 내려갑니다.
르노삼성도 이번 개소세 인하로 SM6는 92만9000원~143만원, QM6는 103만~143만원의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1일 공지했습니다. 다음주 출시되는 ‘XM3’도 개소세 인하분이 반영된 금액이 공지될 예정입니다.
물론 개소세 인하가 시행 후 잠깐 반짝했을 뿐 실효가 없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또한 이 방안이 일몰되면 그 직후 판매가 급격히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시적으로 운영하지 말고 개소세를 아예 내리자는 의견 또한 많습니다. 지금은 워낙 코로나 사태가 모든 걸 휩쓸고 자동차 업계에도 큰 폭풍을 일으키면서 개소세 인하를 통해서라도 소비심리를 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개소세 인하를 통한 가격 할인이 이뤄지면 마이너 3사보다는 현대차, 기아차나 수입 브랜드에 유리하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이렇게 해서라도 회복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정부도 현재 심각한 분위기를 감안하게 아닐까, 저는 이렇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