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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Mar 16. 2020

테슬라 ‘모델3’에서 아이폰 감성을 느끼다

혁신적인 느낌은 긍정적, 다만 충전문제는 해결과제로 보여

지난 주말에 테슬라 ‘모델3’를 시승했습니다. 그동안 전기차는 코나EV, 볼트EV를 타본적은 있지만 테슬라는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작년 11월 테슬라 모델3 고객인도 행사에 참석했을 때 ‘모델3를 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드디어 날짜가 확정됐고 시승을 하러 지난주 금요일 테슬라 청담 전시장을 방문했습니다. 


엔지니어분께 차량의 조작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차량과는 워낙 다르기 때문에 설명을 반드시 들어야되겠더라구요. 운전석 정면에 계기판도 없고 버튼도 거의 안보이고 1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각종 조작과 설정을 할 수 있었는데, ‘적응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청담 전시장에서 모델3와 모델S. 사진/marseilleu


모델3는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5369만원부터), 롱 레인지(6369만원부터), 퍼포먼스(7369만원부터)가 있는데 시승모델은 퍼포먼스였습니다. 참고로 그 전에 나왔던 모델X와 모델S는 1억이 넘어갑니다. 그나마 모델3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아 최근 판매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구요. 


시승 코스는 수퍼차저가 있는 강릉 지역으로 정했고 아예 ‘라카이샌드파인’을 목적지로 찍고 향했습니다. 대형 스크린에 내비게이션 화면도 화질이 좋고 경로 정보도 잘 구현되어 있어서 운전하기 편했습니다. 다만 티맵은 다음 경로와 그 다음 경로까지 나오는데, 테슬라 내비는 다음 경로만 나와 그 점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제가 아이폰 감성이 느껴졌다고 했는데. 아이패드가 연상되는 디스플레이 모습, 주행가능거리가 마치 스마트폰처럼 잔량이 나오는 모습 등에서 특히 그랬습니다. 나중에 충전을 할때도 마치 폰이 충전되는 듯한 그래픽도 나오구요. 


모델3에 있는 1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아이폰, 아이패드의 감성이 느껴졌다. 사진/marseilleu


일반 ADAS에서는 후측방에 차량이 접근하면 사이드 미러에 불빛이 점등되는 식으로 위험을 알리는데, 모델3는 패드에 자량과 차선이 나와서 사이드 미러와 저 정보를 보면서 차선을 바꾸고 안전운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오토바이나 버스는 물론 안전 삼각콘까지 형태를 인식해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이드 미러 설정, 에어콘 및 열선, 온도 등 공조 설정, 운전 모드(컴포트, 스포츠 등), 스티어링 휠 감도 및 각도 설정 등을 다 패널에서 조작하면서 ‘일반 자동차 업체하고 콘셉트를 완전히 다르게 가져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기차답게 아주 스무스하게 출발이 이뤄졌고 특유의 ‘위이잉~~’ 소리가 들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리 좋아합니다.) 가속페달을 조금 밟아도 가속이 빠르게 이뤄졌는데 모델3의 제로백은 3.4초에 불과합니다. 

제가 타봤던 차 중 ‘포르쉐 911 카레라 4 GTS’의 제로백이 3.6초였는데 그보다도 빠른거죠.그런데 전기차 치고는 소음은 꽤 들렸습니다. 특히 풍절음이 컸는데, 고속주행 시에는 라디오나 음악이 잘 들리지 않아 볼륨을 꽤 높여야 할 정도였구요. 


전면부는 약간 포르쉐 느낌도. 사진/marseilleu


모델3의 내부 모습. 사진/marseilleu


‘오토파일럿’ 기능도 해봤습니다. 일반 도로에서는 안되고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서 가능한데, 기어를 두 번 아래로 내리면 활성화가 됩니다. 스티어링 휠 왼쪽 원모양을 버튼이 있는데 아래위로 움직이면 크루즈 속도, 좌우로 움직이면 전방차량과의 거리가 설정되네요. 


오토파일럿 그러면 ‘Auto Pilot이니까 자율주행이 되겠지’라는 생각도 할 수 있는데 차량이 알아서 차선을 인식해 스티어링을 조종하고 때로는 차선변경을 운전자에게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럴때 방향지시등을 켜면 실제 차선을 바꾸는 등 자율주행 요소도 있기는 하지만 저는 무섭더라구요. 


특히 강원도 오대산 등 산간 지역에는 구불구불한 코너 코스가 많은데, 특히 그 곳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천길 낭떠러지’라 오토파일럿이 아닌 제가 운전을 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오토파일럿을 활용해서 피로감을 줄였는데, 어디까지나 보조기능으로 활용해야지 이걸 자율주행이라고 맹신했다가는 큰 일 나겠더라구요.    


비상스위치는 저렇게 위쪽에 있습니다. 루프를 톻해 보이는 광경도 멋집니다. 사진/marseilleu


후진할 때 디스플레이에서 정말(!!) 크고 선명한 화질로 후방 모습이 보여 주차는 편했습니다. 디자인은 전면부에서는 포르쉐가 연상됐고 스마트폰 감성과는 달리 운전석과 조수석 쪽 일렬로 연결된 우드 재질은 좀 별로 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과 충전일텐데 가격은 둘째치고 저같은 성격은 전기차를 몰기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모양의 잔여 거리가 처음 주행때는 410km 였지만 200km대까지 하락하자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언덕 지형을 올라가니 거리가 뚝뚝 떨어집니다. 그나마 하강 코스에서 회생 제동 기능을 활용하면서 복구하기는 했지만 라카이샌드파인 지하1층에 위치한 테슬라 수퍼차저에 가니 90km대까지 내려왔습니다. 토욜날 오후 2시쯤이었는데, 충전소 옆 쪽으로 테슬라 몇 대가 보이는 겁니다. 뭔가 하고 봤더니 충전을 위한 대기줄이었던 겁니다. 


바람 그래픽을 터치하면서 풍향을 바꿀수도 있다. 사진/marseilleu


드디어 충전 차례가 되서 충전 시작. 모델3는 빨강색이 가장 멋진 것 같다. 사진/marseilleu


모델3 등 신모델은 미국형, 그 전 모델은 유렵형 어탭터를 채택했는데, 이 곳에서 미국형은 4개만 있었던 겁니다. 그렇다보니 줄을 설 수밖에 없었고 저는 대기 4번이었습니다. 제가 충전할 때쯤 차량들이 계속 주차장에 오고 있었으니 한 30분만 늦었어도 큰 일 날뻔 했습니다. 한편으로 대기하면서 ‘역시 테슬라 모델3는 빨강이가 가장 멋지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오래 기달려 드디어(!!!) 충전을 시작했는데 마치 스마트폰 충전하 듯 그래픽으로 충전 상황이 표시됐습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불안감이 느껴지고 방전이라도 되면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을 정도죠. 모델3 충전 시 배터리 모양도 아이폰이 연상되는데, 모델3가 전반적으로 장점이 매우 많지만 이런 충전 문제는 해결 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동호회 카페에서도 충전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반응을 봤는데 ‘이런거였구나’ 하는 깨달음이 들더라구요. 


충전 상태가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인다. 차량 모양이 마치 아이폰과 흡사하다. 사진/marseilleu


충전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marseilleu

모델3가 점점 보급될수록 충전 이슈는 더욱 커질 게 분명합니다. 일반 공용 전기충전소에서도 충전할 수 있도록 어댑터를 받았는데 나중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갔더니 그걸 써도 안되더라구요. 이건 제가 제대로 못한건지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그 다음날 오전에도 같은 장소에 갔는데 이때는 원활하게 충전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도착하기 전 ‘혹시 이번에도 대기해야 하나’ 하는 불안감이 들었는데, 저같은 성격은 충전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새롭고, 마치 아이폰 감성이 느껴지고 테슬라 오너들마다 차량에 대해서는 왜 호평을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까 언급한 충전 이슈만 해결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모델3의 늠름한 모습. 사진/marseilleu


모델3 충전 모습. 영상/marseill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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