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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Mar 24. 2020

그랜저, 언제까지 베스트셀링카 자리 지킬까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어느순간부터 고급차에서 대중차의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운전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차 중 하나가 ‘그랜저 IG’일 정도입니다. 분명히 예전에는 쏘나타, 아반떼가 많이 보였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통계를 찾아봤습니다. 2015년에는 쏘나타 10만8438대, 아반떼 10만422대, 그랜저 8만7182대였습니다. 


2016년에는 아반떼 9만3804대, 쏘나타 8만2203대, 그랜저 6만8733대였습니다. 그런데 2017년부터 양상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이는 2016년 11월 6세대 그랜저 IG 모델의 출시 시점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2017년 그랜저는 무려 13만2080대로, 아반떼(8만3861대), 쏘나타 (8만2703대)를 제칩니다. 2018년에는 11만3101대로 싼타페(10만7202대), 쏘나타(6만5846대)보다 높았습니다.


더 뉴 그랜저 모습. 사진/marseilleu


2019년에는 그랜저는 10만3349대로 쏘나타(10만3대), 싼타페(8만6198대)에 앞섰습니다. 그랜저는 3년연속 10만대를 넘었고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켰습니다. 2018년 싼타페, 2019년 쏘나타 신형 모델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죠. 


연간 10만대 판매는 생각보다 큰 규모입니다. 쌍용자동차가 2019년 10만7789대, 르노삼성 8만6859대, 한국지엠 7만6471대를 팔았죠. 즉, 작년 그랜저가 판매된 대수는 쌍용차와 비슷하고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보다 앞섰다는 의미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작년 7만8133대로 역대 기록을 세웠지만 그랜저 판매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랜저 IG 출시 이후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사진/marseilleu


올해 실적을 봐도 2월까지 그랜저는 1만6900대입니다. 코로나 여파로 전반적인 자동차 판매가 감소했는데도 월별 8500대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쏘나타는 1만1445대, 기아차 K5 1만2397대와 비교하면 확연하게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그랜저가 베스트셀링카에 올라선 이유, 그리고 올해도 잘 팔리는 이유로는 2.4모델이 중형 세단 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랜저 IG의 2.4 가솔린 모델의 가격대는 3112만~3608만원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쏘나타 가솔린 2.0은 2219만~2919만원, 말리부 가솔린 2.0 터보는 3022만~3279만원입니다. 르노삼성 SM6도 2346만~3212만원이네요. 


그랜저 2.4와 말리부, SM6의 가격대가 일부 겹치죠. 게다가 그랜저 2.4는 기본사양도 좋아서 ‘쏘나타 풀옵션 사느니, 그랜저 엔트리 트림에 옵션 1~2개 넣어야지’ 이런 고객들이 많았다고 봅니다. 이왕이면 중형 세단보다는 조금 돈을 더 쓰더라도 준대형 세단을 타고 싶은게 사람 심리이기도 합니다. 


더 뉴 그랜저 실내 모습. 사진/marseilleu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3.0 모델을 없애고 2.5와 3.3 가솔린을 내세웠습니다. 그 중 2.5는 3212만~4042만원으로 가격이 확실히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잘 팔리네요. ‘K7 프리미어’가 올해 1~2월 6790대가 판매됐는데, 그랜저의 상장성이 커서 그런지 그랜저와 K7 대결은 확실히 그랜저가 앞서 나가네요. 


더 뉴 그랜저 2.5 엔트리 트림을 보니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석 10way 전동시트, 오토 크루즈 컨트롤, 듀얼 풀오토 에어컨, 12.3인치 내비게이션, 전좌석 열선시트, 뒷좌석 암레스트 등이 기본 적용입니다. 


더 뉴 그랜저 옆모습. 사진/marseilleu


저는 아쉽게 차를 구매하지 못했지만 하브 모델을 좋아해 원래 쏘나타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격대 되니까 그랜저 2.5 캘리그래피가 보였죠.(실제 계약도 넣었지만 개인적인 사유로 취소) 자동차 동호회에서 쏘나타 풀옵션 vs 그랜저 깡통 관련 글도 많고 관점이 다르겠지만 저라면 옵션보다는 급을 올리고 싶습니다. 


저같은 ‘아재’ 세대한테 그랜저는 ‘사장님들이 타는 차’, ‘성공의 상징’, ‘각 그랜저’ 등의 인상이 깊이 남아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과거 그랜저가 누렸던 고급 세단의 지위는 제네시스 ‘G80’이나 기아차 ‘K9’으로 이동했다는 느낌,  그랜저가 너무 흔해(?)지니까 아예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세단으로 가는 경우도 보입니다. 또 3000만원 중후반대 판매 비중이 높은 그랜저가 10만대씩 팔리는 걸 보면 우리나라에 부자가 많은가 싶습니다.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모습. 사진/marseill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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