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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Sep 28. 2015

영화 '인턴' 경험과 통찰의 중요성

오늘 영화 '인턴'을 봤다. 요즘 시대에 인턴은 취준생 입장에서는 그리 좋은 의미가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좀 더 검증된 인재를 뽑기 위해 인턴제도를 쓰지만, 그 취지와는 다르게 싼 값에 고급 노동력을 착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밑 부분 부터는 영화 스포 가능성 있어 주의 요망.) 



영화에서는 30대 여성 CEO와 70대 인턴이라는 쉽게 보기 힘든 설정으로 진행된다. 원래 시니어 인턴은 그 회사에서 시한부 인생이었다. CEO는 시니어 인턴을 채용하는지도 몰랐고, 6주 내에 자르면 고소를 당하는 데다가, 사회공헌 이미지를 위해, 일거리를 주지 않고 기간만 채우면 자르려고 했기 때문이다.


창업한 지 1년6개월 된 여성 CEO는 회사 규모가 25명에서 240명으로 확대되면서 도저히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회사가 너무 커지니까 외부 CEO를 영입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압박까지 받게 된다. 여기에 직장-가정의 양립이라는 짐도 부담이다.


시니어 인턴은 40여 년의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주위 사람들은 물론 CEO 한 테도 진정성 있는 조언을 하면서 회사 내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르신'으로 자리매김한다. 


시니어 인턴은 자신이 나이 많다고 이른바 '꼰대짓'을 한 게 아니라, 겸손하면서도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해 다른 사람들이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나서야 할 때와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적절하게 구분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움을 준다. 

42년간의 직장생활과 70년의 인생경험은 결코 뻘로 얻은 게 아니었다. 


영화는 시종 일관 잔잔하게 흐르면서 시니어 인턴의 인간미와 그를 통해 변화하는 여성 CEO의 모습을 다루는데, 영화를 보면서 저런 분을 인생의 멘토로 모시고 싶고, 저렇게 열정적이고 모범이 되는 여성 CEO와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니까 해피엔딩이었지, 실제로는 시니어 인턴이 신뢰를 받은 걸 악용해 월권을 행사할 수도 있고, 30대 여성 CEO 밑에서 일하는 70대 인턴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 거기에 첨단 기술과 70대 노인은 잘 매치되기 어려운데, 그 상황에서 시니어 인턴의 인생 노하우가 빛을 발휘하는 걸 보면서 경험과 그로부터 얻어지는 통찰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영화 내내 시니어 인턴을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에게서 인생의 여유과 관조가 느껴졌다. 


저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경험을 쌓고 깨달음을 얻어 '저 사람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이 저절로 들었다. 

p.s

1. 앤 해서웨이는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 인터스텔라 보다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커리어 우먼을 연기할 때가 더욱 매력이 있는 것 같다. 


2. 앤 해서웨이가 이 영화에서 입었던 패션은 꽤나 회자될  듯한데, 옷을 잘 입은 건지, 아니면 모델이 뛰어나서 옷이 좋아 보이는지 모르겠다. 


3. 르네 루소 누님도 등장하는데, 과거 리셀웨폰3 등 전성기적 모습과는 많이 달라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4. 영화에서 애플 제품 많이 나온다. 예전에 봤던 '비긴 어게인' 때보다 더 많이 나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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