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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Apr 08. 2020

젊은세대의 프리미엄 세단, 볼보 S60을 타보다

지난해 12월,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관한 ‘자동차인의 밤’ 행사에서 제가 앉은 테이블에는 볼보 관계자분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를 계약했었는데, 옆에 계신 분께서


“조금 더 돈을 보태서 볼보 S60 하시는 건 어때요?”

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깔끔하고 산뜻한 이미지의 볼보 S60. 사진/marseilleu


S60의 정면 모습. 사진/marseilleu


얼마전 볼보 S60을 타봤습니다. 작년에 ‘90클러스터’ 행사를 통해 S90-V90-XC90을 시승해봤고, 2년전에 XC40도 경험했는데, 제가 가장 타보고 싶은 모델은 S60이었습니다. 

볼보에서는 자사의 라인업을 홍보할 때 ‘스칸디나비아 감성’을 강조합니다. S60 후면부를 보니 번호판 밑에 ‘MADE BY SWEDEN’ 글자와 스웨덴 국기가 보였습니다. 


외관을 보니 제 예상보다 ‘산뜻하다, 깔끔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글로 비유하면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된 문장보다 일목요연한 단문의 이미지였죠. 


스칸디나비아 감성의 S60. 사진/marseilleu


전면부 그릴부터 엠블럼이 강조된 깔끔한 디자인, ‘T’자 모양, 토르의 망치라고 부르는 헤드램프, ‘ㄷ’자 형태의 리어 램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차량 내부를 봐도 심플한 느낌을 받았는데, 화이트 컬러 시트와 블랙 배경의 대비로 산뜻함이 더 강조됐습니다. 


투톤 스티어링 휠도 마음에 들었고 버튼을 최소화한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왠만한 기능은 중앙에 있는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기어는 다이얼 또는 버튼식 구성이 많은데 아담한 기어였고 시동은 기어 밑 부분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켜집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바로 옆에는 마스크와 세정제도 놓여있었습니다. 


S60의 내부 모습. 화이트-블랙 대비로 더욱 깔끔한 이미지. 사진/marseilleu


뒷좌석 모습. 사진/marseilleu


많은 분들이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에 대해 호평을 했는데, 저는 다소 생각이 달랐습니다. 디스플레이 양 옆의 에어벤트가 너무 크고 부각됐다고 봤고, 디스플레이를 터치해서 조작해야 하는데, 지문이 너무 잘 남습니다.


게다가 내비게이션이 너무 불편합니다. 노가다(?)식으로 입력하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리고 주행정보도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로 내비앱을 미러링하는게 낫다고 생각이 될 정도였죠. 스마트폰을 거치하려고 했는데 송풍구가 세로형이라 고정하기도 쉽지 않고 거치할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또한 시동 스위치 아래에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가 있는데 약간 꾹 눌렀다가 돌려야 하는데 역시 불편했습니다. 


S60에는 직렬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 8단 자동 기어트로닉이 탑재됐고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입니다. 제로백은 6.4초인데, 제 기대보다는 가속 성능도 빨랐는데, 30~40대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스포츠 세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스플레이에서 각종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사진/marseilleu


그러나 내비는... 사진/marseilleu


볼보는 '안전'에 대해서 강조하고 작년 S60 출시행사에서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무엇보다도 안전에 신경쓰고 있으며, 최대한 기본 사양에 안전 기능들을 탑재하려고 했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안전 및 주행보조 사양을 봐도 모멘텀에 기본 탑재된 기능이 많습니다. 만약 제가 볼보 S60을 선택한다면 단연 안전이고 그 다음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입니다.


저도 볼보에 대해서는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어느정도 차량에 적응됐다 판단됐을 때 ‘파일럿 어시스트2’ 기능을 활성화했습니다. 스티어링 휠 왼편 시계모양 같은 버튼을 누르면 되고 설정이 완료되면 계기판에 녹색 모양의 핸들표시가 뜹니다. 다른것보다 차선유지보조 기능이 만족스러웠습니다.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활성화했다. 사진/marseilleu


예전에 간혹 시승하다가 차선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차로 한 편으로 치우치거나 차선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안정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S60은 안정적으로 이뤄져 ‘믿을만 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 후측방 경고표시는 ‘ㄱ’자 형태의 빨간색 경고등 형태로 점등돼 위험을 인지하기 편했구요. 


S60의 가격은 모멘텀 4760만원, 인스크립션 5360만원입니다. 볼보 라인업은 요즘 대기기간이 6개월~1년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보니 할인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구요. 


시승 모델은 인스크립션이었는데, 모멘텀과 비교해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듀얼 테일 파이프, 나파가죽 시트, 앞좌석 마사지 시트, 바워스&윌킨스(B&W)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추가됐습니다. 600만원 차이인데, 이 정도라면 모멘텀보다 인스크립션을 선택하는 게 나은 것 같고, 제가 S60을 구입한다면 무조건 인스크립션입니다. 



S60 앞좌석 모습. 사진/marseilleu


다른 C 세그먼트 차량들과 비교해보면 제네시스 G70의 경우 S60 인스크립션 가격이면 3.3 최상위트림까지도 가능합니다. 전륜, 후륜구동 방식을 중시하는 분들이면 선택이 쉬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G70이 각종 기능을 조작하기 편했습니다. 다만 S60이 보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시트 착좌감이 만족스러웠고 피로감도 덜 했습니다.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에 비해서 S60은 브랜드 파워가 약한 편입니다.(국내에서 워낙 벤츠, BMW의 인지도가 높기도 하구요.) S60 인스크립션 가격에 맞춘다면 벤츠 C200, BMW 320i 정도인데, 일단 벤츠의 이름값이나 특히 인테리어 디자인은 S60보다 좋다고 봅니다. 다만 비슷한 가격에서 옵션을 보면 S60이 두 차량보다 좋습니다. 


360도 서라운드뷰를 통해 차선을 맞추기 편했다. 사진/marseilleu


한편으로는 S60이 C클이나 3시리즈보다 희귀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다는 점, 반대로는 좀 더 희소함이 있다고 보이구요. D세그먼트 시장은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데, 위에 언급한 4개 모델을 다 타본 결과 S60이 그렇게까지 경쟁력에서 밀릴 모델은 아니며, 왜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승이었고, 기회만 된다면 좀 더 타보고 싶은 모델입니다. 


시승하고 나서 S60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작년 제가 그랜저를 계약했을 때보다 1000만원 이상 가격대가 올라가 버리네요.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살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니었던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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