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seilleu Apr 08. 2020

싼타페부터 아반떼까지, 현대차그룹 신차 ‘흥행불패’

제가 자동차팀에 발령받은게 2018년 1월입니다. 아마 2월로 기억하는데, 눈이 오는 추운날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신형 ‘싼타페’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간 적이 있습니다. 


신형 싼타페는 그 다음달 출시됐는데, 2016~2017년 2년 동안 기아차 ‘쏘렌토’한테 판매량에서 밀린 한을 푸는지 2018년 무려 10만7202대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판매량이 조금만 높았어도 그랜저(11만3101대)를 넘어 베스트셀링카가 될 뻔 했었죠. 


싼타페 TM 모습. 사진/현대차


2018년 12월,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출시됩니다. 솔직히 지금처럼 인기를 모을 줄 말랐습니다. 당시에는 대형 SUV 분야는 시장성이 그렇게 크지 않았었구요. 다만 팰리세이드를 시승하는데, 싼타페나 쏘렌토보다 기능도 좋고 공간도 넓은데 가격은 큰 차이가 안나는 걸 보고 ‘괜찮은데, 가성비 좋은데’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팰리세이드를 기점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대형 SUV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5만2299대가 판매됐습니다. 수요는 그보다 훨씬 많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아직도 출고 대기기간은 6개월 내외 정도구요. 


팰리세이드 모습. 사진/현대차


2019년 3월에는 신형 쏘나타가 등장합니다. 쏘나타는 국민차로서 이미지가 강한데, 출시 직전에 호불호가 갈리는 전면 디자인, 일자형 리어 램프, 버튼식 기어 등등 파격적(또는 무모해보이는) 시도가 많았습니다. 출시 당시 소음문제, 출고 지연 등의 악재가 있었는데, 그럼에도 쏘나타는 지난해 10만3대로 그랜저(10만3349대)에 이어 국내 판매 2위에 올랐습니다. 


현대차 베뉴는 생각보다 부진한데, 기아차 셀토스는 지난해 7월 출시 후 5개월 동안 3만2000대, 즉 월평균 6000대가 조금 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소형 SUV 1위를 차지합니다. 


기아차 K5는 예전 쏘나타에 밀렸지만 신형 K5는 신형 쏘나타와 비슷한 판매, 올해는 좀 더 많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고 있구요. 


K5 모습. 사진/기아차


올해도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신차 성적표는 좋습니다. 올해 1월 출시된 제네시스 'GV80'는 2주만에 계약대수 2만대를 돌파했습니다.(참고로 제네시스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사전계약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아차 신형 쏘렌토는 사전계약 첫 날 1만8800대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물론 하이브리드 인증 기준 미달과 박한우 전 대표의 퇴임 등이 있었지만 출시 전날까지 2만6000대로 중형 SUV 왕좌 탈환 가능성을 높였죠. 


제네시스 신형 ‘G80’는 3월30일 출시 첫날 2만2000대의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G80이 지난해 2만284대를 판매했으니 하루 동안 작년 판매대수를 넘어버린겁니다. 지난 7일에는 신형 ‘아반떼’가 등장했습니다. 저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이른바 ‘삼각떼’라고 불리면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는데, 이번 신형은 디자인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관심을 모았죠. 


신형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 1만58대, 이달 6일까지 9영업일 동안 1만6849대의 사전계약을 달성했습니다. 즉 2018년부터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의 신차는 흥행을 이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 신형 G80. 사진/제네시스


신형 아반떼. 사진/현대차


2년간 자동차 분야를 담당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신차가 괜찮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주변 기자들도 비슷한 분위기구요. 물론 내수와 수출용의 역차별 문제, 귀족노조 문제 등은 현대차그룹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만 신차의 상품성, 특히 디자인에서 호평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및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님은

“현대차가 바뀌어야 산다고 정말 많은 잔소리를 했다. 듣기 싫었겠지만 현대차가 칼을 갈았던 게 틀림없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하나 둘 씩 공개되고 있다. 현대가 약빨고 만들었구나!”

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신형 쏘나타. 사진/현대차


게다가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상대적 부진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르노삼성 ‘XM3’ 등을 제외하면 이들 회사에서 기록적인 신차 흥행을 못본 것 같습니다. 오히려 국내 철수설, 노사 갈등 등의 이슈 등으로 판매실적이 떨어지고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 등 악재가 많았죠. 


제가 봤을 때 현대차그룹의 미래는 고급 프리미엄 시장의 안착 여부, 전기차 등 전동화 분야 경쟁력에서 갈릴 것 같습니다. 4000만원 이하 라인업에서 현대차, 기아차의 내수 경쟁력은 강하지만 50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아직 벤츠, BMW 등 글로벌 브랜드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자동차 커뮤니티를 봐도 차량의 기본기, 브랜드 파워에서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는 지적도 많구요. 그리고 현대차그룹이 안티를 줄이기 위한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이면 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제네시스 GV80. 사진/제네시스




매거진의 이전글 젊은세대의 프리미엄 세단, 볼보 S60을 타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