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의 일이다.
기자실에 있는데, 옆 자리 여기자가 통화 중 큰 소리를 내는 것이다.
옆자리에 있다 보니 그 여기자 음성은 물론 상대 통화음성 까지도 들리는데, 대략 어느 상황인지
견적(?)이 나왔다.
그 여기자가 쓴 기사가 모 기업에 부정적인 내용이어서 담당자가 항의를 한 것으로 보였다.
나도 유사한 사례를 겪은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 기업 직원이 다짜고짜 기사를 내리고 한 것 같다.
나도 기자를 하고 있지만 기사를 내려달라고 하려면 해당 기자와 매체에서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냥 기사를 내리라고 하니 당연히 그 여기자도 안된다고 하면서 언성이 높아진 것이다.
여기자가 된다고 해도 데스크에서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때 내가 예상했던 그 멘트를 여기자가 하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라면 나도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물론 그 관계자의 입장 이해는 간다. 부정적인 기사가 나서 윗선에서 깨졌으니, 그 책임을 져야 하고,
기사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을 확률이 높다. 아니면 윗선의 특명(?)을 받을 수도 있는데,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기사를 내리라고 해서 내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여기자도 그 관계자도 흥분했는지, 언성이 높아지고 했던 얘기를 계속하고 있다. 두 사람 다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굳이 따진다면 그 여기자 편을 들고 싶다.
그런데, 만약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주위 사람 피해 안 주게 나가서 통화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