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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Jun 29. 2020

불매운동 1년, 예상외로 폭망해버린 ‘일본차’

지난해 7월4일,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에 수출규제를 단행했고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일본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액션을 취하는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방적으로 제외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습니다. 


유니클로를 비롯해 일본 맥주, 자동차 등 불매운동이 벌어졌죠. 과거 일본 불매운동이 있었지만 얼마 안가서 흐지부지된 적이 많았는데 이번만큼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만큼 일본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작년 7월 시민들이 일본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다시 작년으로 되돌아 가봅니다. 6월까지만 해도 일본 브랜드는 '제2의 전성기'라고 할 정도로 잘 나가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렉서스(8372대), 토요타(6319대), 혼다(5684대)는 수입차 시장에서 3~5위를 차지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천상계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순위였죠. 


작년 상반기 일본 브랜드는 2만3483대를 판매해 21.5%의 점유율을 나타냈습니다. 그때 일본차의 강세 요인으로는 디젤 차량의 퇴조와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강점이 있는 일본차가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또한 수입차는 타고 싶은데 독일 브랜드가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차선책으로 일본 브랜드를 선택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올해 2월 토요타 캠리 스포츠 에디션 출시행사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하지만 그 상승세는 7월의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꺾이게 됩니다. 작년 7~12월 동안 일본 브랜드의 판매량은 1만3178대, 점유율은 8.5%에 불과했습니다. 상반기보다 거의 반토막이 나버린거죠. 지난해 8월의 경우 닛산은 58대, 인피니티는 57대에 그칠 정도로 불매운동의 여파는 강했습니다.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5월까지 일본 브랜드는 7308대를 판매해 전년동기(1만9536대)보가 62.6% 감소한 실적을 보였습니다. 점유율은 7.2%까지 내려갔구요. 급기야 닛산은 지난달 한국 철수를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닛산의 글로벌 실적이 악화된 점이 컸지만 국내에서의 판매 부진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강서구 부근 폐점을 한 닛산 대리점 모습. 사진/marseilleu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3위를 차지했던 렉서스의 대표 모델 ‘ES 300h’는 올해 10위안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일본차 업체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렉서스와 토요타조차도 올해 수입차 순위에서 10위에 못들고 있구요. 


업계에서는 일본차의 판매회복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습니다. 일단 불매운동 여파가 쉽게 꺾이지 않는데다가 독일 브랜드가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라는 Top2의 점유율은 더 올라갔고 작년 환경규제 인증과 판매물량 부족이라는 2중고를 겪었던 아우디, 폭스바겐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아우디는 엄청난 신차공세를 벌이고 있죠. 


올해는 인기 모델 렉서스 ES 300h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렉서스코리아


또한 현대·기아차의 신차 흥행도 일본차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지난해부터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신형 아반떼, 기아차는 신형 K5, 셀토스, 신형 쏘렌토 등을 선보였죠. 제네시스도 올해 신형 G80과 GV80 등을 내세웠구요. 


일본 브랜드가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중형 세단 및 하브 모델에 강점이 있죠. 그런데 신형 쏘나타, 신형 K5가 올해 5월까지 2만9910대, 3만6679대로 엄청난 페이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브의 경우 그랜저 하브는 1만2848대나 팔렸습니다. 


그랜저 하브 및 신형 쏘나타, K5 등의 흥행도 일본차 판매를 일정부분 잠식했다. 사진/현대차


일본차의 간판 모델 ES 300h의 경우 제네시스 G80의 인기 몰이에 판매 간섭을 받는데다가 올 하반기 벤츠 E클래스 페리, BMW 뉴 5시리즈가 나오면 더욱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 브랜드에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신차 출시를 하는 것도 아니고 기존 모델의 할인으로는 한계가 있구요. 


최근 일본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있다고 합니다. 예상과는 달리 일본 업체들의 피해가 더 컸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실제로 일본차는 ‘폭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구요. 토요타, 렉서스 등 일본차 업체들이 서서히 마케팅을 재개하고 있지만 과거 전성기를 회복하기까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의 신차 공세도 일본 브랜드 입장에서는 악재다. 아우디 S6 TDI 모습. 사진/아우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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