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6월30일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싼타페는 쏘렌토와 함께 국내 중형 SUV의 양대산맥이자 ‘아빠차’의 대명사, 그리고 높은 관심을 받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저는 2018년 1월 자동차팀으로 발령받은 후 얼마 안되서 신형 싼타페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 가서 클레이(진흙) 모형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벌써 2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네요. 시간 참 빠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의 출시는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수많은 취재진이 모인 자리에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로 이뤄졌겠지만 코로나의 영향은 자동차 출시행사의 모습도 바꿨습니다. 싼타페 언박싱 영상을 봤는데, 3달전 신형 쏘렌토 온라인 토크쇼에 비해서는 훨씬 자연스럽고 내용구성도 좋았습니다.
쏘렌토 온라인 행사는 출연자들이 스크립트는 읽는 듯한 느낌, 그리고 좀 오그라드는 멘트들이 많았죠. 그래서 보다가 모터그래프 생중계 영상으로 바로 갈아탔는데, 그걸 참고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싼타페 언박싱 영상은 나름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싼타페의 디자인은 쏘렌토때와 비교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작으면서도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전면 그릴의 형태를 다양한 반응들이 있죠. 개인적으로는 이전 싼타페 모델의 디자인이 무난하고 패밀리 SUV로서의 이미지를 잘 나타냈다는 생각을 합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신형 쏘나타를 시작해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에서 정말 좋게 말하면 과감한 디자인, 나쁘게 말하면 과도한 콘셉트를 적용했다고 보는데, 싼타페 페리에서도 그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언박싱 영상에서도 싼타페가 주차하는 장면에서 옆에 그랜저가 위치한 모습이 나오기도 했구요.
수직형태의 ‘T’자 주간주행등 모습이 있는데, 라이트가 켜졌을 때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볼보의 헤드 램프가 연상됐습니다. 테일 램프도 가늘게 일자로 이어져있는데,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은 쏘나타, 그랜저 등에서도 볼 수 있듯 이런식으로 일자형입니다.
실내를 보니 전자식 변속 버튼(SBW)과 그 주위 다양한 버튼의 모습 등에서 팰리세이드가 떠올랐습니다. 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와 10.25인치 내비게이션의 모습도 보이네요. 쏘렌토와 비교하면 싼타페는 기어 주변에 각종 버튼이 많고 가로의 이미지가 강하다면 쏘렌토는 다이얼 방식 기어에 세로형 이미지, 그리고 센터페시아에 버튼이 집중된 느낌입니다.
싼타페 페리도 출시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쏘렌토와의 중형 SUV 정면승부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모델 간 대결은 신형 모델의 등장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죠. 2016년 3세대 쏘렌토가 등장했을 때 8만715대로 싼타페(7만6917대)를 제쳤고 2017년에도 쏘렌토는 7만8459대로 싼타페(5만1661대)와의 격차를 벌렸죠.
하지만 2018년 4세대 싼타페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확 바뀝니다. 싼타페는 무려 10만7202대를 기록하면서 SUV로는 최초로 연 10만대 클럽에 가입을 해버립니다. 쏘렌토는 6만7200대에 그쳤구요.
2019년에도 싼타페는 8만6198대로 쏘렌토(5만2325대)에 앞섰습니다. 올해는 쏘렌토가 4세대 모델을 앞세웠고 4월 9270대, 5월 9297대 등 연속 9000대를 넘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싼타페도 신차급 변화에 가까운 페이스리프트로 치열한 경쟁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싼타페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785mm, 1900mm, 1685mm로 쏘렌토의 4810mm, 1900mm, 1700mm보다 다소 작습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싼타페와 쏘렌토 모두 202ps, 45.0kgf·m으로 같고 복합연비도 5인승, 18인치, 2WD 기준 각각 14.2km/ℓ, 14.3km/ℓ으로 거의 동일합니다.
싼타페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반영 기준 프리미엄 3122만원, 프리미엄 초이스 3205만원, 프레스티지 3514만원, 캘리그래피 3986만원입니다. 쏘렌토는 개소세 1.5% 기준으로 트렌디 2948만원, 프레스티지 3227만원, 노블레스 3527만원, 시그니처 3817만원입니다. 개소세 기준이 달라 완전한 가격비교는 아니지만, 이를 감안해도 싼타페의 가격이 보다 높습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저졌고 중형 SUV 왕좌의 자리를 놓고 싼타페와 쏘렌토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됐습니다. 과연 아빠차의 최고는 누가 될지 궁금합니다. 다만 두 모델 모두 하이브리드가 빠진 것 아쉬운 부분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싼타페 광고영상을 보니 아빠 고객들의 감성을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히(!!)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