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대명사’ 테슬라가 올해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6월에 2827대를 판매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7672대), BMW(4069대), 아우디(3401대)에 이어 4위에 올랐습니다.
올해 6월까지 상반기 누적은 7079대로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에 이어 5위입니다. 테슬라의 상승세는 단연 보급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3’가 이끌었습니다.
테슬라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은 각각 1억1360만~1억3860만원, 1억2160만~1억4160만원입니다. 1억원을 훌쩍 넘죠. 반면 모델3는 △Standard Range Plus 5239만원부터 △Long Range 6239만원부터 Δ Performance 7239만원부터입니다. 기존 모델보다 가격이 훨씬 낮아 접근성이 높아졌죠.
테슬라는 2017년 303대, 2018년 587대, 2019년 2430대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모델3의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6839대에 달합니다.
제가 지난 2018년 8월 테슬라가 청담스토어를 연다고 해서 방문했을때만 해도 이렇게 잘 나갈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청담스토어에서 모델X 100D 모델을 보면서 ‘테슬라 차량이 이렇게 생겼구나’ 했지만 국내 수입차 랭킹 5위에 오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물론 당시 저는 테슬라가 전기차의 혁신을 주도한다고는 생각했지만 생산량이 수요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고 단차 등의 이슈도 많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걸로 봤습니다. 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간혹 기행(?)을 저지르는 점도 제가 테슬라에 의구심을 갖게 된 요인이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테슬라가 망하지는 않을까 했는데, 저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오히려 국내에서도 판매량을 늘려나가고 있죠. 또한 향후 모델Y와 사이버트럭이 출시를 앞두고 있고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회사인 스페이스엑스가 유인우주선을 민간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오히려 자동차 업계에서 혁신적인 이미지를 더욱 구축한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저는 3월달에 모델3를 시승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 대형 아이패드같이 생긴 디스플레이가 센터페시아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등 ‘뭔가 다르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죠. 마치 태블릿PC에서 설정을 하는 것 처럼 공조장치나 스티어링 휠 감도, 브레이크 감도, 주행 모드 등의 설정을 조절할 수 있었죠. 또한 ‘오토파일럿’ 기능도 만족스러웠구요.
시승을 다 하고 나서 ‘내가 왜 이제서야 테슬라를 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혁신성에 감탄했습니다. 또한 기존 업체들의 전기차 성능이 생각보다 향상되지 못하는 점도 테슬라의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테슬라에 대해서는 의구심의 시각이 많았죠.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그런 시각은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수입차 업계에서도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느낌입니다.
물론 테슬라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충전 인프라의 확충이죠. 저도 강릉 지역의 슈퍼차저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시설이 부족해 1시간 가까이 대기를 해야 했습니다. 모델3를 중심으로 테슬라 차량의 판매가 늘어나니 충전 수요를 인프라가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동호회에서도 충전 관련 불만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에 대한 저의 호언장담(?), 무시는 보기 좋게 틀렸습니다. 테슬라가 과연 자율주행 분야 등에서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또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지 개인적으로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