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쏘나타 DN8은 2.0, 1.6터보(센슈어스), 하이브리드를 모두 시승해봤는데, 유독 K5하고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자동차 행사를 갈때 같은 팀 기자와 일정을 나누는데, K5 미디어 공개행사, 출시 행사 모두 못갔던 기억이 납니다. 반면, 쏘나타는 출시 행사에 참석을 했었구요.
그런데 K5는 워낙에 디자인이 잘 나와서 한 번 꼭 타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작년말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서 고민할 때 K5가 출시됐는데 쏘나타, K5 동호회 모두 디자인은 K5가 낫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지금도 커뮤니티를 가보면 특히 외관 디자인은 K5가 훨씬 좋다는 반응이 보입니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 그린카를 통해 3시간을 주행해봤습니다.
K5가 주차된 한 빌딩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차량 외관에 손상된 부분이 있나 확인하고 사진 몇 장을 찍어서 그린카 어플에 등록했습니다. 요즘에는 그린카, 쏘카 등 카셰어링 서비스가 좋아져서 제가 몇 번을 탔지만 담뱃재가 있거나 쓰레기가 차량 안에 놓여있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제가 운이 좋은 걸수도 있는데, 어쨌든 차량 상태가 괜찮아 보이니 기분이 좋습니다.
K5는 올해 상반기 4만6824대가 판매되서 쏘나타(3만7973대)보다 앞섰습니다. 과거 쏘나타가 앞선적이 훨씬 많았는데, 아무래도 이번 K5가 워낙 잘 나와서 쏘나타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 같습니다.
K5의 외관을 보면 기존 호랑이코 모양의 그릴 디자인이 유지되면서도 날렵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헤드 램프 디자인이 굉장히 공격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한 인상을 주는데, 쏘나타에 비해 스포티하고 스피디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뒷부분도 멋지죠. 특히 리어 램프가 점등되면 마치 ‘절취선’과 같은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시승 코스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잡아봤습니다. 강화도는 많이 가봤기 때문에 변화를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차량에 탔는데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합니다. 이게 이번 시승의 엄청난 전조(?)였다는 걸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다만 사이드 브레이크가 아니라 전자식 브레이크가 있기는 했는데, 시트 조절은 레버로 해야 했습니다. 이게 은근 불편하네요.
내부는 역시 다이얼식 기어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쏘나타의 버튼식과 대조되는 부분이죠. 외관에서는 확실히 K5의 압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실내는 두 차량 간 매력이 엇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통풍은 없었고 열선 기능은 드라이브 모드 옆 버튼을 통해 조절이 가능합니다.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주려고 하이그로시를 쓴 것 같은데, 약간 과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게 잘 활용되면 품격을 높일 수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죠.
오히려 공조장치나 내비게이션 등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쏘나타가 약간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K5가 외관디자인에 비해 내부는 약간 심심한 느낌을 줍니다. 다만 전반적인 디자인은 K5가 낫지만요. 둘 중에 하나를 산다고 하면 저는 K5를 선택하겠습니다.
제가 작년 추석 기간에 롯데렌터카에서 쏘나타 DN8 2.0 모델을 탄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이번 K5 주행에서 소음이 적었습니다. K5 2.0이 좀 더 가속 성능이 좋았고 고RPM으로 확 올라가는 현상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K5가 좀 더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세팅됐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년 연말에 K5가 출시됐을 쯤, 회식 자리에서 유명 칼럼니스트 선배가 K5가 쏘나타보다 엔진이 숙성됐고 좀 더 강하게 세팅이 됐다고 했었는데 그 말이 이해가 갔습니다.
자유로에 진입해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봤는데, 가속이 잘되는 데 소음이 확 오릅니다. 그리고 스티어링은 가벼웠는데, 차선유지보조 기능을 켜면 곡선 구간을 돌 때 굉장히 묵직하네요. HDA 기능도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고, 카셰어링 차량인데 후측방 경고 기능도 적용이 되서 좋았습니다. 카셰어링이면 깡통일 줄 알았는데, 이 정도 옵션은 넣어주나 봅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임진각 부근에 도착하는데, 파주 등 경기 일부 지역에 호우 경보가 발령됐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실제로 비가 엄청 쏟아져서 평화누리 주차장에서 휴식도 취할 겸 소나기가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주차를 했습니다.
비가 이렇게까지 올 줄은 예상을 못했는데, 이제는 안전한 무사 귀환이 목표가 됐습니다. 와이퍼 모드를 ‘HI’로 해도 감당이 안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데, 굉장히 긴장되고 식은땀이 납니다.
주변 차량들도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낮추는데, 가끔씩 옆 차량이 지나가면서 물보라를 일으키면 순간적으로 시야가 마비됩니다. 그래서 안전거리 설정을 3단계로 맞췄습니다. 정말이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집중해서 운전을 하는데, 왜 이런날 차량을 예약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다행히 반납장소에 도착했고 주차를 했을 때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 진입하니 비가 많이 그쳤는데, 정말 파주쪽에서 폭우가 쏟아질때는 정말 불안했습니다. 109km를 주행했고 연비는 14.0km/l이 나왔습니다. 공인연비 13.0km/l보다 높았네요. 제가 늘 타고 싶었던 K5를 경험했고 매력적인 차였는데, 폭우는 정말 무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