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라고 하면 그랜저, 아반떼를 떠올리는 분들도 많겠지만 쏘나타, 싼타페도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입니다. 특히 쏘나타는 우리나라 중형 세단을 이끌어왔을 정도로 상징성이 높은 모델이기도 합니다.
국내 자동차 실적을 살펴보니 우선 싼타페의 판매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싼타페는 7월 6252대, 7월 누적으로는 3만2356대가 판매됐습니다. 반면, 쏘렌토는 7월 9488대, 7월 누적으로는 4만7355대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싼타페 페이스리프트가 6월 말 출시되면서 7월에 신차효과에 의한 호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7월 판매는 6252대로 전년동월 대비 15.4% 감소했고 7월 누적 기준으로도 37.1%나 줄었습니다. 싼타페는 2018년 신형 모델이 나왔을 때 10만7202대를 판매해 중형 SUV로는 최초로 1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그 해 3월부터 12월까지는 거의 월 1만대 페이스였죠. 2019년에도 8만6198대로 쏘렌토(5만225대)를 압도하는 성적을 거뒀죠.
그런데 올해는 신형 쏘렌토가 3월 출시되고 나서 굉장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7월 누적 4만7355대로 전년보다 58.7%나 증가했습니다. 신형 모델이 본격 판매된 4월부터 7월까지는 9270대, 9298대, 1만1596대, 9488대로 4개월 연속 9000대를 돌파했구요. 신형 쏘렌토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간 첫 대결은 쏘렌토가 완승을 거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쏘렌토보다 싼타페에서 디자인 호불호가 갈린 게 원인으로 보입니다. 쏘렌토의 경우에도 과거 웅장하고 힘있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지만 이번 신형 디자인은 그렇게 불호의 반응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젊고 세련된 감각이 가미됐죠. 이에 비해 싼타페는 헤드 램프나 전면 그릴 등이 외장 디자인 공개때부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죠.
물론 쏘렌토의 가격은 3024만~3887만원으로 싼타페 가격 3122만~3986만원보다 약간 낮은 것도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또한 쏘렌토가 싼타페보다 전장 25mm, 전고 15mm가 더 크구요. 또한 쏘렌토는 디젤 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있지만 싼타페는 디젤만 있다는 점, 그리고 팰리세이드로 일부 수요가 이동한 점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K5-쏘나타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 초에는 두 모델 간 판매량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7월 누적으로는 K5는 5만5287대, 쏘나타 4만3186대로 1만4000대가량 격차가 났습니다. 7월에 쏘나타는 5213대가 판매됐는데, K5는 8463대를 기록했습니다. K5는 6월에 1만145대로 1만대를 넘기도 했습니다.
과거 쏘나타가 K5를 압도해왔고 쏘나타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이 정도 격차까지 벌어질지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K5는 디자인 공개 시점부터 ‘역대급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정말 잘 뽑혔다’는 호평을 받았고 이게 판매량으로 이어진 듯 합니다. 현재 K5보다 올해 누적 판매량이 많은 차량은 그랜저밖에 없습니다. 그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죠.
생각해보니 현대차는 2년전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일명 삼각떼)를 시작으로 쏘나타, 그랜저, 신형 아반떼 등에 공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줬습니다. 그 중 신형 아반떼는 좋은 평가를 들었지만 삼각떼는 그야말로 혹평을 받았고 판매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기아차는 지난해 모하비, 셀토스, K5, K7에 이어 올해 신형 카니발도 디자인 평가가 좋습니다. 현대차가 때로는 과한 변화를 주는 것에 비해 기아차는 세련되고 멋진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말에도 쏘나타와 싼타페가 K5와 쏘렌토에 고전할 지 지켜보는 것도 국내 자동차 시장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