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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Oct 02. 2015

언제, 어디서 내 말을 누군가 들을 수 있다

과거 모 회사에 있을 때 옥상에 올라가서 바람도 좀 쐬고 담배도 피고, 다른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끔 가졌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선배가 윗선의 호출을 받아 면담을 하러 간다고 했다. 그 선배는 회사에 불만이 많았는데, 그 면담을 기점으로 더 불만을 품더니 회사를 결국 그만뒀다.


그 선배의 말을 듣고 보니 모 직원이 옥상에서 대화한 내용을 제보(?)했고, 그걸 안 윗선에서 그 사실을 추궁했다는 것이다. 제보에서 면담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 하루가 소요됐다. 그 사태 이후 옥상에 올라가면 직원들은 마치 경계근무를 서듯, 그 직원이 근처에 있는지 확인을 한 후 대화를 나눴고, 절대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내가 한 말이 언제던  바로 윗선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례를 보면서 말조심의 중대함(?)을 경험했다.


얼마 전 내가 소속된 매체를 폄하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공교롭게도 시간은 저녁 7시였고 그 넓은 기자실에 대부분 퇴근하고 나하고 타 매체 기자 1명까지 총 2명이 있었다.


하필 내가 그날 앉은 자리는 평소 기자실 부스도 아니었고, 구석자리였는데, 그 직원의 음성(?)을 듣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했던 말은 내가 해당 조직 팀장님을 면담해 해당 발언에 대해 정중히 항의하는 일로 조금 커졌다. 그 직원 때문에 팀장님은 영문도 모르다가 수차례 사과를 하셨는데, 결국 그 직원은 한 마디 잘못했다가 소문이 점점 퍼지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다. 언제, 어디서 내 발언을 누군가 들을 수 있고, 본의 아니게 파장이 커질 수 있다. 정말  사회생활하면서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 무심결에 한 말이 돌고 돌아 결국 본인에게 부메랑으로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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