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츠세단 경쟁 구도는 어떻게 될까?
국내 스포츠 세단이라고 하면 제네시스 G70과 기아차 스팅어를 꼽을 수 있습니다. 둘 다 2017년에 출시됐다는 점, 또한 올해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얼마전 스팅어의 상품성 개선모델인 ‘스팅어 마이스터’를 시승했었습니다. 제 생각보다 디자인 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굳이 따지면 수평형 리어콤비램프, 역동적인 메쉬 타입 휠 디자인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G70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G70’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최근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외관에서부터 상당한 변화가 느껴집니다. 우선 전면부부터 확연하게 다릅니다. 기존 모델보다 전면부 그릴이 커졌고 마치 G80, G90의 그릴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확실히 제네시스는 ‘크레스트 그릴’을 미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각선으로 배치된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 등에서 정말 예전 G70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디자인만 봤을때 스팅어는 소폭의 변화를 줬다면 G70은 완전히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다만 스팅어보다 더 뉴 G70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예전에 G70 구입을 심각하게 검토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선 G70을 시승하면서 차량의 매력에 빠졌고 그랜저나 쏘나타 등은 너무 평범하고 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G70의 디자인이나 차량 성능이면 만족할만했고 BMW 3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 등은 가격대가 더욱 높다는 점도 있었구요. 스팅어가 기아차 브랜드라면 G70은 제네시스 브랜드이기 때문에 스팅어보다 G70을 선호했었죠. 제가 결혼은 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어서 스포츠 세단을 마련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생각도 했었고 어차피 제가 주로 주행한다면 뒷좌석이 좁은 건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번 모델은 보다 고급스러워졌다는 인상을 받지만 과거 제가 매료됐던 날렵하고 스포티한 느낌은 약화된 것 같습니다. 좋게 보면 제네시스 G70-G80-G90-GV80의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스팅어의 엔진 구성 변화가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합니다. 과거 2.0 가솔린, 2.2 디젤, 3.3 가솔린 구성이었다면 이번에는 2.5 가솔린, 3.3 가솔린으로 변경됐죠. 2.0이 2.5로 바뀌면서 최대마력은 304ps로 약 50ps가 증가했죠. 또한 디젤 모델은 없어졌습니다.
반면, G70은 예전 구성 그대로입니다. 차량의 성능, 출력, 펀드라이빙 측면을 보면 3.3 가솔린 터보가 좋기는 합니다. 다만 제 경우에는 4000만원대에서 생각하다보니 3.3의 가격이 매우 높아보이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2.0 모델에서 옵션을 생각했었는데, G70 2.0 가솔린, 2.2 디젤과 스팅어 2.5 가솔린 간 대결이 어떤 양상을 보일지에 관심이 갑니다. 스팅어 2.5의 가격은 3853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예전 모델 2.0이 3524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배기량이 500cc 높아지면서 가격은 330만원가량 상승했습니다.
G70은 2.0 가솔린이 3848만원, 2.2 디젤은 4172만원입니다. 더 뉴 G70은 여기서 가격이 좀 더 상승한다고 보면 2.0의 경우 4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팅어 마이스터 2.5가 더 뉴 G70 2.0보다 가격이 낮다면 현재 G70이 스팅어보다 3배가량 많은 판매량 구도가 조금은 변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지어 스팅어는 한동안 단종설에 시달리기도 했었구요.
가성비 측면에서는 스팅어가 앞서보이고, 브랜드에서는 아무래도 기아차보다 제네시스가 높은 게 현실인데 국내 스포츠 세단을 대표하는 두 모델이 앞으로 어떤 경쟁을 펼칠지 주목됩니다. 실물을 봐야겠지만 저라면 G70쪽이 좀 더 마음이 가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