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국내 완성차 실적 결과를 봤습니다. 저는 SUV보다 세단을 선호하기 때문에 세단 관련 판매량을 살펴봤습니다.
일단 그랜저는 독보적 1위입니다. 11월 1만1648대, 올해 누적은 무려(!!) 13만6394대입니다. 상용차 포터(8만7932대)를 제외한다면 2위권은 K5(7만9518대), 아반떼(7만9363대), 쏘렌토(7만6892대)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얼마전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차를 구매하려는 데 그랜저와 K5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작년 이맘때 했었죠.
국내 중형-준대형 세단을 놓고 고민하는 건 아마 이런 것 같습니다. 준중형 세단보다는 좋은 걸 사고 싶고 그렇다고 제네시스로 가자니 예산이 안되는 경우인거죠. 이렇다면 중형-준대형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쏘나타, K5에서 조금만 더 투자하면 그랜저가 보이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될 겁니다.
그렇다고 이 가격대에서 수입 브랜드를 사기도 어렵습니다. 굳이 거론한다면 벤츠 A클래스, 또는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 일본 브랜드가 떠오르기는 합니다.
쏘나타의 판매 실적을 살펴봤습니다. 올해 누적은 6만3078대입니다. 월평균 약 6000대 수준입니다. 그런데 6월 8063대를 기록한 후 7월 5213대, 8월 4595대, 9월 4589대, 10월 5670대, 11월 5038대로 4000~5000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아주 부진한 성적은 아니지만 쏘나타라는 이름값을 생각했을 때는 아쉽습니다. 게다가 K5는 8만대에 육박하면서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쏘나타의 부진 이유는 아무래도 디자인인 것 같습니다. K5와 쏘나타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자인의 호불호가 판매량의 차이로 연결됐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저는 후면부와 차량 내부 디자인은 몰라도 전면부는 확실히 K5가 낫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위에 언급했던 중형-준대형 세단을 고민하는 고객층은 30대에서 40대 초반일텐데, K5의 세련되고 모던한 디자인이 강하게 어필을 했다는 분석을 해봅니다. 비슷한 가격과 성능이라면 쏘나타보다 K5를 사겠다는 거죠.
아니면 그랜저 하위 트림을 구매할 금액으로 K5에서 상위 옵션으로 가거나 아니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랜저와 K5가 3000만~4000만원 세단 시장을 꽉 잡으면서 쏘나타는 물론 말리부, SM6 등 타 브랜드의 중형 세단 모델도 극심한 부진에 빠졌습니다.
또한 아반떼의 강세도 변수로 생각이 됩니다. 삼각떼 시절 다소 판매가 하락했지만 올 초 신형 모델이 나오고 다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예 엔트리카, 2000만원대 세단 시장은 다시 아반떼가 강세를 보이고 그 이상의 가격대에서는 K5와 그랜저가 장악해가는 판도가 아닐까 생각이 됐습니다.
그런데 저한테 “쏘나타 살래, K5 살래?”라고 질문하면 저도 별다른 고민없이 K5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