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수입 브랜드 벤츠가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메이커 월별 판매량을 앞지를 때가 있습니다. 오늘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서 11월 수입차 실적 자료를 발표해서 한 번 비교해봤습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고 워낙 벤츠가 올해도 잘 나가서 벤츠가 3개사 중 1~2곳보다는 높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비교해보니 제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11월 누적 기준 르노삼성은 8만7929대, 한국지엠은 7만3695대, 쌍용차는 7만9439대입니다. 반면 벤츠는 6만7333대로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전년대비 각각 14.4%, 8.9% 증가했고 쌍용차는 18.3% 감소했습니다. 벤츠도 3.4% 하락했네요. 국내 3개사가 벤츠의 추격을 따돌린 이유로는 위기 속에서도 판매량을 주도하거나 견고하게 유지했던 이른바 ‘효자 모델’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르노삼성에서는 QM6가 떠올랐습니다. 지난해도 QM6는 의외로 높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QM6의 인기 요인으로는 가성비가 꼽힙니다.
중형 SUV의 대표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보다 가격대가 낮고 준중형인 신형 투싼과 비슷합니다.게다가 중형 SUV로는 유일하게 LPG 모델을 갖춘 점도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죠. 지난달 6일 출시된 ‘NEW QM6’는 18일 동안 2790대가 판매될 정도로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QM6는 11월까지 4만2058대가 판매됐는데 르노삼성 올해 실적의 47.8%를 차지했으니 효자 모델이라고 할만 합니다.
한국지엠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가 잘 버텨주면서 지난해보다 실적이 상승했습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올 초 출시되서 11월까지 1만8511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지엠의 다른 라인업을 보면 심각합니다.
대표 모델인 스파크와 말리부는 전년보다 각각 18.9%, 45.4%나 줄었습니다. 카마로, 볼트EV, 트랙스도 60.2%, 58.0%, 44.6%나 급감했습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아니었으면 전체 실적이 감소할 정도였죠. 다만 다른 모델들의 부진은 다시 봐도 아쉽습니다.
쌍용차는 ‘올 뉴 렉스턴’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분위기입니다. 11월4일 출시 행사에서는 가수 임영웅의 신곡 발표 콜라보가 진행되면서 엄청난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워낙 트로트 장르가 인기가 많고 임영웅씨가 미스터트롯에서 1위를 하는 등 이른바 ‘대세’라는 점에서 렉스턴의 마케팅 효과가 컸다고 판단됩니다.
예전 G4 렉스턴은 현대차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죠. 10월에는 555대가 판매될 정도로 존재감이 낮았습니다. 반면 11월에는 1725대로 급증했습니다.
워낙 현대차, 기아차가 올해 신차공세를 펼치는데다가 압도적인 점유율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수입차 열풍도 계속되면서 3개사의 존재감이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나름의 저력이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련 동영상도 만들어봤습니다. 렉스턴의 임영웅 효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