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을 봤습니다. 그랜저가 1위를 한 점은 제 브런치에서 너무 많이 다뤘기 때문에 다른 차종을 살펴봤습니다. 그랜저가 14만5463대로 압도적인 1위, 2017년부터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2위부터는 혼전이었는데, 오히려 이쪽 순위가 관심이 갔습니다.
아반떼가 8만7731대, K5가 8만4450대, 쏘렌토 8만2275대가 8만대를 넘으면서 2~4위에 올랐습니다. 전통의 강호였던 쏘나타(6만7440대), 싼타페(5만7578대)는 지난해 라이벌 차량에 비해서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예전 기사를 작성했을 때는 K5가 단연 2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약간의 차이로 아반떼가 2위를 기록했네요. 아반떼는 한 때 '국민차', '엔트리카'의 대명사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과거의 명성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2015년 아반떼 AD가 나왔을때만 해도 10만422대라는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2017년 8만3861대로 하락했고 2019년에는 6만2104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이 시기 그랜저와 쏘나타의 판매량이 올라갑니다. 특히 그랜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연속 10만대를 넘게 판매하고 있죠.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 이른바 ‘삼각떼’의 판매부진 여파도 있었구요. 또한 SUV의 열풍에 따라, 특히 소형 SUV 등장도 아반떼한테는 큰 악재였습니다.
아반떼는 작년 1월 2638대, 2월 2575대, 3월 3886대였지만 신형 모델이 출시된 4월에는 8249대가 판매됐습니다. 6월과 7월에는 1만875대, 1만1037대로 두 달 연속 1만대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K5가 10~12월 5459대, 7343대, 5032대를 판매한 반면, 아반떼는 같은 기간 8316대, 7477대, 8368대로 라스트 스퍼트에 성공하면서 2위 자리 역전에 성공을 했습니다.
과거 삼각떼가 디자인에서 혹평을 받았다면 신형 아반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위에 언급했던 쏘나타, 싼타페가 라이벌 K5, 쏘렌토에 밀린 이유 중 하나가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멋진 디자인은 판매 증가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아반떼의 수요를 상당 부분 잠식하던 소형 SUV가 크게 치고 나가지 못했던 점도 원인으로 보입니다. 셀토스가 4만4981대로 판매량이 높았지만 베뉴(1만7726대), 코나(3만1902대), 티볼리(2만3452대), 트레일블레이저(2만887대) 등 2만~3만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신차들의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아반떼의 가격은 엔트리카급에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스마트 트림은 1720만원부터 시작하고 모던 1948만원, 인스퍼레이션은 2453만원입니다. 풀옵션을 하면 2500만원이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경차의 인기는 해가 갈수록 추락하고 있고 2000만원대 차량 중에서는 아반떼가 무난한 선택지로 떠오르면서 과거의 인기를 회복했다는 판단을 해봅니다. 출퇴근 용도로 활용한다면 아반떼도 괜찮습니다. 셀토스도 제가 선택하고 싶은 옵션을 보니까 3000만원이 넘어가던데, 이런 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구요. 또한 쏘나타를 고려하는 구매층은 아예 그랜저로 넘어갔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제 브런치에서 그랜저, 볼보 S60, 제네시스 G70 등을 사고 싶다고 포스팅을 했었는데 실용적인 선택, 제 연봉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아반떼를 살 것 같습니다. 저는 작년 3월, 신형 아반떼가 출시되기 전까지 ‘아반떼의 인기가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지난해 판매실적을 보면 제 예상이 틀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