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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Jan 25. 2021

프랑스 감성의 소형 전기차, 푸조 e-208를 타보다

올해 첫 시승 모델은 푸조의 전기차 ‘e-208’입니다. 푸조는 지난해 7월 브랜드 첫 전기차를 출시한 적이 있습니다. 세단 모델의 e-208과 SUV 모델의 e-2008이 그 주인공인데, 저는 e-208을 이번에 타봤습니다. 푸조시트로엥그룹(PSA)에서는 푸조 외에도 DS에서 ‘E-텐스’를 내놓으면서 전기차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저는 작년에 푸조의 프랑스 라이벌인 르노의 조에(ZOE)를 타본적은 있었는데 e-208 시승행사가 제 휴가기간과 겹치는 등 뭔가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전기차하면 아무래도 테슬라를 떠올리는데 이번 기회에 다른 전기차를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사자의 송곳니다!! 푸조 e-208 모습. 사진/marseilleu


푸조 e-208의 뒷태. 르노 조에보다 디자인은 좋은 것 같다. 사진/marseilleu


e-208은 알뤼르(Allure)와 GT 라인의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고 가격은 각각 4100만원, 4590만원입니다. 지난해 유럽에서는 ‘2020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던 모델입니다. 시승 차량은 GT 라인입니다. 블루 컬러인데, 전기차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외관 디자인은 사자를 콘셉트로 했습니다. 전면부는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LED 주간주행등이 단연 눈에 띕니다. 전면 그릴은 차체와 동일한 색상이 적용됐고 라이언 엠블럼은 각도에 따라 초록색 또는 파란색으로 보이는 효과를 줬습니다. 


이거시 사자의 발톱이다. 사진/marseilleu


후면부에서는 좌우로 길게 뻗은 검정 유광패널에 ‘사자의 발톱’을 모티브로 한 리어 램프 모습도 보입니다. 요즘 자동차 트렌드는 차량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라는 걸 숨기려고 하던데, e-208도 겉으로 봐서는 전기차라는 걸 알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C필러와 트렁크에 전기차 전용 ‘e’ 모노그램을 부착한 정도가 일반 모델과의 차이점 같습니다.


내부 디자인을 봤는데 프랑스 감성이 담긴 차별적인 모습이 느껴졉니다. 아이콕핏 인테리어, 특히 센터페시아 부분의 토글스위치가 눈에 띕니다. 다른 푸조 라인업에서도 볼 수 있는 시그니처 디자인인데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하게 합니다. 독일 브랜드와는 다른 예술적인 감성이 느껴졌습니다. 


프랑스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내부 인테리어. 사진/marseilleu


토글스위치 모습. 사진/marseilleu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가 브랜드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정보를 입체적으로 직관적으로 표현합니다. 시승 중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했는데, 제가 느꼈던 입체감이 잘 구현되지는 않았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상단부와 하단부가 잘려진 ‘Z컷’ 형태입니다. 크기는 작은데 입체적이면서 F1 그랑프리에서 봤던 운전대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푸조 e-208은 르노 조에와 많이 비교가 됩니다. 둘 다 프랑스 브랜드라는 점,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에를 시승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자동차 영상을 촬영하던 초창기였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원래 2인 탑승이었다가 1명만 탈 수 있다고 해서 혼자 카메라 설치해서 북악스카이웨이 등을 가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트의 색상도 만족스럽다. 사진/marseilleu


e-208의 전장은 4055mm로 4000mm를 약간 넘습니다. 전폭과 전고는 1745mm, 1435mm 입니다. 조에는 전장/전폭/전고가 4090mm, 1730mm, 1560mm 입니다. e-208이 전폭에서 다소 크지만 전장과 전고는 짧습니다. 

e-208의 뒷좌석은 좁은편인데 레그룸은 그렇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다만 헤드룸은 좁은데 저같이 170cm 초반도 공간이 별로 남지 않아 180cm 이상 장신인 분들은 불편할 것 같습니다. 


e-208은 50kWh 배터리가 탑재됐고 최고출력 136ps, 최대토크 26.5kg.m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반면, 조에는 배터리 용량이 54.4kWh입니다. 최고출력은 136ps로 e-208과 같고 최대토크는 25kg.m으로 다소 낮습니다. 


가격은 e-208이 4100만~4590만원, 조에는 3995만~4395만원으로 e-208이 조금 더 비쌉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국내 기준 e-208이 244km, 조에는 309km입니다. 숫자상의 제원은 e-208보다 조에가 낫습니다. 다만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e-208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전장은 4055mm로 짧은 편이다. 사진/marseilleu

주행을 시작했는데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도 좋고 깔끔함이 느껴집니다. 전기차는 DS의 E-텐스 이후 오랜만에 시승하는데 전기차 특유의 주행감이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서서히 주행거리의 압박감이 몰려옵니다.


디자인 촬영을 마치고 남은 거리가 200km였는데 자유로에서 스포츠 모드에 고속으로 달렸더니 20km도 주행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160km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D 모드에서 회생제동이 강한 E 모드로 바꾸고 Eco로 연비운전을 했습니다. 


확실히 주행거리 244km는 쉽지 않습니다.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가 얼마전 511km 인증을 받았는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예전 벤츠 EQC는 1억이 넘는 차인데 주행거리가 309km에 불과하다고 까였던(?) 걸 감안하면 주행거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면 그릴은 차량 색상과 동일하다. 엠블럼 색상은 약간 오묘하다. 사진/marseilleu


전기차를 나타내는 'e' 홀로그램 모습. 사진/marseilleu

스티어링의 감촉이 좋고 특히 그립 부분에 까칠까칠한 재질이 있어 조향할 때 미끌어지지 않습니다. 조향감은 약간 가벼운 것 같습니다. 차체가 작으니까 운전하기도 편합니다. 그런데 연비 운전을 하려고 B모드 + ECO로 하니 시원한 주행을 하지 못해 답답합니다. 


그리고 내부 디자인이 참 멋지고 시트도 중앙 밝은 그레이에 사이드로 진한 색상 조화도 멋집니다. 기어 모습도 푸조 라인업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형태죠. 계기판의 스타일도 독특합니다. 그런데 시승 차량에는 내비 기능이 빠진 것 같습니다. 자꾸 내비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꺼지네요. 조에는 세로형 큰 디스플레이에 티맵이 가능해서 운전이 편한 것과 비교가 됐습니다. 


쓰다 보니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내용이 많은 것 같기도 한데, 시승을 하면서 차별적인 매력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짧은 주행거리나 작은 차체, 가격대를 감안하면 도심에서 출퇴근하는 용도, 또는 세컨 카로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전기차하면 테슬라를 많이 떠올리고 많이 팔리고 있는데, 전기차 시장이 좀 더 확대된다면 푸조 e-208이나 르노 조에 등 소형 전기차에도 관심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영상도 만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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